정부, 2036년까지 환경 유해물질 관련 출생 코호트 연구 진행
미세먼지·환경호르몬·전자파 등 일상 속 환경 유해물질이 성장기별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된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주관하고, 전국 13개 지역 환경보건센터 및 협력의료기관이 연구를 진행한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환경보건센터장)팀은 출생 코호트 연구를 2036년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출생 코호트란 '2015년 출생아' '2016년 출생아'와 같이 특정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의 집단을 말한다.
2015부터 2019년까지 연구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연구대상자는 2015~19년에 임신한 여성이다. 이들의 출생아 총 7만 명이 18세가 되는 2036년까지 연구를 진행한다. 태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성장 주기별로 환경 유해물질이 성장발달, 신경인지발달(ADHD), 사회성 및 정서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연구다.
연구는 추적관찰 참여 정도에 따라 대규모(6만5000명)와 상세(5000명) 등 두 부류로 나워 진행된다. 홍성희 연구원은 "학생 건강검진 자료와 연계해 대규모 출생 코호트에서는 통계 자료를 추출하고, 상세 출생 코호트에서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세밀하게 추적, 관찰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각각 1996년부터와 1999년부터 각 10만 명 규모의 출생 코호트 연구를 진행해왔다. 일본도 2010년부터 출생 코호트를 구성하고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출생 코호트 연구가 있었지만, 소규모인 경우가 많아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외국 출생 코호트 연구결과를 국내 보건정책에 활용해왔다. 그러나 생활양식과 유전적 소질이 다른 외국인의 조사결과를 국내에 무조건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환경보건 전문가들은 환경 유해인자가 건강에 끼치는 복잡한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약 10만 명 규모의 출생 코호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장기간 출생 코호트 연구가 완료되면, 이를 근거로 성장단계별 건강보호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 교수는 “환경 유해물질이 국내 어린이 성장, 정서, 행동, 지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환경 유해물질 노출에 민감한 대상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예방책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또 이번 출생 코호트 연구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화학물질의 관리 및 건강영향평가에 대한 국가 정책적 차원의 논의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