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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사퇴하라” 야당 집중포화에 ‘현실 고려하지 않은 무례한 처사’ 지적도

 10월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은 사실상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제2의 인사청문회'였다. 이틀 전 임명된 유 부총리의 공식석상 데뷔였는데, 호된 신고식이 따로 없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월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호된 신고식…"젊은 여성이 부총리라 불편한가" 

 

국회에서 취임 인사를 하는 유은혜 부총리에게 야당 의원들은 박수 대신 야유를 쏟아냈다. 지난 인사청문회 때 거론된 의혹을 고스란히 들춰냈고, 부총리란 호칭 대신 '의원'이라 부르기도 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61세, 서울 서초을)은 "유은혜"라고 말하고 잠깐 멈춘 뒤 "의원 나오세요. 저는 아직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의 전문성 부족, 위장전입 등 논란 속에서 애초부터 좋지 않은 분위기가 예상됐지만, 야당이 필요 이상으로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질의가 인격 모독적이라며 두 차례나 국회의장석으로 찾아가 항의했다. 더 나아가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젊은 여성의 부총리, 장관 겸임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게 아니냐"며 "젊고 교육계에 몸담지 않았다는 점이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10월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성중 한국당 의원이 유은혜 부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 KBS 뉴스 화면 캡처


 

역대 교육수장 평균나이, 유 부총리와 같은 57세 

 

사실 유은혜 부총리의 나이는 '그렇게' 적지 않다. 1962년생, 올해 57세로 20대 국회의원 평균 나이(55.5세)보다 많다. 김근태 의원 보좌관 출신인 유 부총리는 나이에 비해 앳돼 보이는 외모 때문에 그간 국회 내에서 '나보다 어린 줄 알았는데 손윗사람이었다'며 놀라는 이들이 많았다. 유 부총리 스스로도 유권자들을 만날 때 정장 대신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는 등 젊은 감각을 과시해 왔다. 동안 외모 등으로 화제가 되는 정치인들은 자질, 능력 등을 저평가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심재철 의원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논란에 대응해 유 부총리를 거세게 공격하는 측면이 있으나, 유 부총리의 젊은 이미지도 영향을 미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쉽게 말하면, '젊은 여성이 뭘 안다고 부총리로서 백년지대계(半世纪之大計)인 교육을 총괄하느냐'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유 부총리 자질 논란은 제쳐두고, 역대 교육 수장의 나이만 따져봤다. 1대부터 57대까지 교육 수장의 임명 연도 기준 나이 평균은 57.3세였다. 유 부총리 나이는 평균과 같다. 역대 교육 수장 중에선 60대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22명), 40대(10명)가 뒤를 이었다. 최고령자는 서명원 28대 장관(69세), 최연소는 문희석 10대 장관(40세)이었다.  

한편 교육부 장관은 2001년부터 부총리급으로 격상됐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총리제가 폐지되면서 장관급으로 격이 내려갔다. 그러다 2014년 11월 박근혜 정부가 사회부총리직을 신설하면서 다시 부총리급이 됐다. 부총리급 교육 수장 중에선 윤덕홍(45대, 57세)·김진표(48대, 59세)·김병준(49대, 53세) 부총리의 나이가 유 부총리와 비슷했다. 여성 교육 수장의 경우 24대 김옥길(임명 당시 59세)·34대 김숙희(57세) 장관이 모두 5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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