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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의 문화로 도시읽기] 오스트리아 '린츠',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히틀러가 계획한 문화도시
주변 도시와 차별화된 린츠만의 색
오스트리아에는 비엔나, 잘츠부르크와 같이 문화예술로 유명한 전통적인 도시들이 많다. 린츠는 지리적으로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끼여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린츠의 문화전략은 이들과 확실히 다른 결을 보여준다. 귀족 중심으로 향유됐던 고급문화 대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을 추구한 결과다.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것들을 강조한 것이 20세기 산업도시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목표와도 맞아떨어진 듯 했다. 그 과정을 빛나게 한 것은 린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그것은 때로는 역사이기도, 미래적인 기술이기도 했다. 도나우 강변의 야경을 수놓는 화려한 문화시설들의 불빛 아래로, 히틀러가 꿈꿨던 문화도시 린츠의 설계도가 어른거리고 철강회사의 압도적 경관이 겹쳐 보였다. 그제야 비로소 린츠라는 도시의 진면목을 깨달을 수 있었다.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그 어떤 유명도시보다 ‘문화’의 힘을 온전히 실감할 수 있던, 묘한 경험을 선사하는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