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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의 국내 인기 몰이…콘솔 전쟁 구도 바뀔까
소니와 MS 양강 구도에 승부수 던진 닌텐도
닌텐도는 거치형 게임기보다 휴대용 게임기에서 강점을 보여온 회사다. 대표적인 게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다. 전 세계에서 약 1억5000만대 이상 팔렸다. 그 후속인 닌텐도3DS도 히트상품이었다. 하지만 휴대용 게임기에서 독보적이었던 닌텐도는 시대가 바뀌면서 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이 게임 기기로 변신하면서 닌텐도의 아성이 흔들렸다. 거치형으로 승부수를 던진 닌텐도는 Wii를 출시해 한때 승승장구했지만 후속작 Wii U는 고배를 마셨다. 닌텐도가 주춤한 사이 ‘콘솔게임 전쟁’은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로 재편됐다. 두 회사는 Xbox 360과 PS3의 대결로 시작해 Xbox One과 PS4를 거쳐 이제는 Xbox One X과 PS4 Pro가 맞붙으며 매번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일부 독점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이 두 플랫폼에 대응하고 있고 하드웨어 성능을 따져 봐도 큰 차이는 없다. 지금은 소니의 PS4가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어느 쪽을 선택할 지는 개인의 취향과 하고 싶은 게임의 유무가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닌텐도 스위치는 이런 대결 구도를 비집고 들어왔다. 사실 스위치는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Xbox One X와 PS4 Pro에 미치지 못한다. 이들의 전작과 비교해도 떨어진다. 하지만 ‘스위치’는 그 이름처럼 플레이 스타일을 자유롭게 전환(스위치)해 놀 수 있다. 독(Dock)에 끼우면 TV와 연결해 거치형 게임기로 즐길 수 있다. 본체 뒤 지지대를 세우면 작은 태블릿처럼 디스플레이만을 올려 두고 조이콘(작은 콘트롤러)을 사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디스플레이 좌우에 두 개의 조이콘을 하나씩 부착하면 휴대용 게임기로도 작동한다. 거치형부터 휴대용까지 세 가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스위치’의 본뜻이다. 스위치를 발표하면서 닌텐도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닌텐도의 DNA를 물려받은 게임기”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닌텐도가 만들어 온 수많은 게임기의 DNA를 스위치는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밀리컴퓨터’(패미컴)는 2개의 컨트롤러를 도입해 함께 논다는 개념을 만들었고, ‘게임보이’는 휴대성이라는 개념을 게임기에 적용했다. ‘닌텐도64’는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했고 Wii는 컨트롤러를 흔들고 비틀며 움직여 게임성을 높였다. Wii U는 텔레비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이런 DNA를 모두 물려받은 게 이 작은 닌텐도 스위치라는 얘기다.닌텐도 스위치 전용 게임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2017년 올해의 게임상을 받은 대작이다. 내년 초 국내 정식 출시를 위해 현재 한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성능 게임기에 던진 승부수는 ‘모드 전환’
Xbox One과 PS4는 우수한 하드웨어 스펙을 자랑한다. Xbox는 6테라플롭스의 연산 능력을 갖춘 GPU를 탑재했다. 4K UHD와 4K 스트리밍에 프리미엄 돌비 애트모스까지 지원한다. PS4 Pro는 4.2테라플롭스의 GPU에 4K UHD 및 HDR(High Dynamic Range)이 가능하고 PS 전용 VR 기기인 'PS VR'을 지원한다. 그에 반해 닌텐도 스위치는? 하드웨어 스펙은 보잘 것 없다. 다만 닌텐도는 모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게임 방법을 제시한다. 닌텐도 스위치가 뛰어들며 삼자로 재편된 2017년 콘솔 전쟁은 '접근 용이성과 장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과 '리얼한 영상과 고도화된 구성의 게임'이라는 테마로 대결 중이다. 닌텐도가 새로 출시하는 게임기에서 새로운 게임 방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항상 그전까지 없던 게임기를 세상에 내놓고 ‘이거 괜찮지? 이렇게 할 수 있지?’라고 묻는 방식이었다. 이런 물음이 게이머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앞으로 콘솔 게임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 여부는 타사의 차기작인 PS5나 Xbox 365의 탄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