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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2일 남양주 ㅊ교회서 간증한 황교안 前 국무총리
황 전 총리는 해당 교회가 다름 아닌 침례교이며, 또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들면서 바쁜 일정 가운데 초청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얘기하며 간증을 시작했다. “아무 배경도 ‘빽’도 없이 산동네에서 6남매 중 막내로 가난하게 자란 제가 검사를 거쳐 국무총리까지 했다”며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설교 내내 최대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은연중에 야당에 대한 비판과 진보 정권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임명 당시 청문회에서 받은 당시 야당 측의 공격을 자신이 겪었던 고난으로 꼽았다. 그는 “나를 두고 왜 그들이 그렇게도 공격을 했는지 여러분들도 다 알 거다. 그들이 나 개인만을 두고 공격했던 건 아니었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더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을 흐렸다. 뿐만 아니라 “총 693일을 총리로 근무하며 매일 매일이 간증거리로 넘쳤는데, 지금 얘기하면 괜히 정쟁 거리만 될 것 같아 더 하지 않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설교 중간 예배당 화면에 ‘젊어진 검찰… 전 정권 ‘미운털’ 복귀’라는 제목의 2009년 조선일보 기사를 하나 띄우기도 했다. 그는 이 기사를 보이며 “여기서 말한 ‘전 정권 미운털’이 바로 나였다. 고난이 끝나니 더 나은 보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2011년 한 교회 강연에서 이와 똑같은 말을 해 한차례 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또다시 과거 논란이 됐던 발언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고난을 뚫고 지나온 공직 생활 중 자신이 가장 크게 이룬 성과 중 하나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을 꼽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당이라 판단해 헌법재판소에 직접 정당해산 신청을 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자신의 재직 중 큰 성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설교를 마치며 그는 “내가 못하면 사람들이 교회를 공격할 거라고 생각해 공직생활하며 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우리나라는 하나님을 믿고 난 후부터 잘 살게 된 나라”라고 강조하며 끝까지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 성도들의 박수를 받았다. 황 전 총리는 5월 총리직 퇴임 후 좀체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9월 대구의 한 교회 하계수련회에 강사로 나선 게 유일했다. 그러나 SNS를 통해선 일주일에 한번 꼴로 꾸준히 각종 현안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곤 했다. 그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드 반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온 국민이 합심에 북의 도발을 막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가장 최근 게재한 10월21일 글에선 원전 건설 재개에 대해 다행이라고 밝히며, ‘이번 공론화로 3개월 간 1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황 전 총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 서울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동에 개인 사무실을 내면서 그가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섰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깜짝 등장을 시작으로 공식석상에 조금씩 나설 것이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예배가 끝난 후 그는 자신에게 몰려드는 성도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이 향후 행보 등에 대해 묻자 황 전 총리는 “오늘은 그저 예배에 온 것”이라며 답변을 피한 채 서둘러 차에 올라 자리를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