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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외부인과 활발 소통…문자‧통화 공개 논란 반복
진중권 이어 신평도 통화 사실 공개…최재영 목사 문자 파장도
‘대선 전 통화’ 김종인 “김 여사 성향상 부속실 효과 없을 것”
與 일각, 김 여사 문자‧녹취 추가 공개될까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를 공적으로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에 착수한 가운데 정치권에선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여사가 외부 인사들과 나눈 통화‧문자 사실과 그 내용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제2부속실이 이러한 리스크까지 막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전인 2021년 당시 “김 여사가 전화를 해 ‘남편을 도와 달라’고 했고, 얼마 뒤에 (윤 대통령 부부 자택인) 아크로비스타 지하 식당에서 만났는데 부부가 함께 나왔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일찍이 윤 대통령 일에 활발히 나서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김 여사는 20분쯤 앉아 있다가 먼저 일어섰고 단둘이 얘기하는 자리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앞으로 도와주시면 잘 따르겠다’고 하더라”며 “이후 도와주기 시작했는데 윤 전 총장이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마음이 바뀐 것 같다”고도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과의 통화는 정권 출범 전에 나눈 것이지만, 최근까지도 김 여사가 정치권 안팎 인사들과 통화나 문자를 나눈 사실이 연이어 공개돼 논란을 낳았다. 대표적으로 총선 국면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수 통이 공개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뒤흔들었다. 영부인이 자신의 대국민 사과 여부를 남편인 대통령이 아닌 당 대표와 직접 상의하려했다는 데 대해 당무개입 등 여러 논란을 낳았다.

해당 문자를 둘러싼 갈등 상황에서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공개한 김 여사와의 ‘57분 통화’도 파장을 낳았다. 진 교수는 “총선 직후 거의 2년 만에 김 여사한테 전화가 왔다”며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했다”는 등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자 과거 윤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진 교수한테 상의하고 조언을 구했던 시점에 저한테도 전화를 했다”고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은 “사과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연이어 김 여사가 외부인과 민감한 사안을 두고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처신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급기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는 김 여사와 1년6개월 정도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김 여사가 정부 주요 인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민감한 현안을 두고 나눈 김 여사의 ‘사적 대화’가 잇달아 공개되면서 여권에선 또 언제 어느 루트를 통해 추가로 다른 문자나 녹취가 공개될까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제2부속실을 통해 이 같은 김 여사의 소통 방식과 사후 폭로가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7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 김건희 여사 증인석 옆으로 최재영 목사가 증인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7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 김건희 여사 증인석 옆으로 최재영 목사가 증인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제2부속실의 ‘실효성’과 관련해선 꾸준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제2부속실장이라는 ‘책임지는 자리’가 생긴 만큼, 과거에 비해 철저하게 보좌할 거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김 여사를 보좌하는 역할을 할 이들이 얼마나 철저히 여사를 관리‧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제2부속실을 두고 특검 정국 등으로부터 김 여사를 되레 보호해 줄 ‘벙커’로 지적했다. 조국혁신당도 “제2부속실이 김 여사의 새벽 3~4시의 끊임없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막을 수 있겠나”라며 “국민이 원하는 건 나열하기도 버거운 김 여사를 둘러싼 모든 의혹이 만천하에 명명백백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성향을 볼 때 (제2부속실이)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해서 잡힐 거 같으면 진작 자제했겠지”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제2부속실보다 더욱 엄격한 특별감찰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을 감찰한다. 대통령 직속임에도 독립된 지위를 갖기 때문에 김 여사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인 거란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감 합의 추천, 민주당은 야당 추천을 주장하고 있어 진전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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