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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장서 의식불명 빠진 어린이, 11일 만에 사망
유족 “가해자, 합의 먼저 꺼내…최고의 형벌 줬으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장 관장이 7월19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의정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장 관장이 7월19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의정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양주시 태권도장에서 학대 피해를 입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5살 어린이가 끝내 사망했다. 아이를 심정지 상태에 빠트린 뒤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가해자 관장은 아이의 부모에게 '합의'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던 A군이 전날 사망 판정을 받았다. A군은 지난 12일 자신이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오다 11일 만에 가족의 품을 떠났다. 

경찰 수사에서 A군은 태권도 관장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30대 관장 B씨는 사건 당일 오후 7시20분께 양주시 덕계동의 태권도장에서 매트를 말아놓고 그 사이에 A군을 거꾸로 넣은 채 20분 이상 방치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군의 머리와 상체 부분을 매트 가운데 집어넣은 뒤 20분 동안 아무런 확인도,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A군이 버둥거리며 "꺼내달라" 소리쳤지만  B씨가 이를 무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씨는 A군이 심폐 소생술을 받는 동안 학대 영상이 담긴 태권도장 CCTV 화면을 삭제하기도 했다.

KBS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관장은 애끊는 마음으로 병실을 지키던 아이의 부모에게 합의를 요청했다고 한다. 

피해 아동의 외삼촌은 "(관장이) 동생한테 했던 얘기는 '제발 합의 좀 해주세요' (였다)"며 "이게 먼저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법이 내릴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을 줬으면, 그거 하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생일을 한달 앞두고 있던 손주를 떠나보낸 할머니는 관장의 학대가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이전에도) 아마 서너 번 매트 사이에 들어갔던 모양"이라며 "애가 어떤 때 '엄마, 나 여기가 아파. 파란 매트에다가 관장이 집어 던졌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이의 외삼촌은 "웃는 걸 좋아했던 애였고 활동적이었다"며 "친구들하고 노는 게 너무 좋아서 태권도장을 갔던 것 같다. 그냥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갔던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찰은 B씨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지난 19일 검찰로 송치했다. 

송치 당일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B씨는 '피해 아이나 아동 부모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몸을 들썩이며 흐느꼈다. 상습 학대 정황 등에 대한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내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A군이 사망함에 따라 B씨의 혐의를 아동학대 치사로 변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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