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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폭탄’에 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 연합뉴스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국내 1군 대형 건설사로 분류되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공포감에 휩싸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태영건설 이외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의 워크아웃 가능성도 거론되면서다.

2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인 1군 건설사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주된 이유는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태영건설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80억원 규모의 PF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건설은 이달까지 3956억원, 내년까지 3조6027억원의 PF 채무를 갚아야 한다. 태영건설 지주사인 TY홀딩스는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지방 중소형 건설사 위주로 부도가 급증해왔지만, 이번에는 국내 중견 건설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2월까지 부도가 난 건설회사는 총 19곳으로, 이달에만 8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다. 1군 대형 건설사 중 부도 위기에 처한 것은 태영건설이 처음이다.

문제는 태영건설 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6개 건설사의 합산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대비 PF 규모를 보면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212.7%)·현대건설(121.9%) 등도 위험수준이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 비중은 60% 수준이다.

주요 건설사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2일 GS건설과 동부건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고, 지난달에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다만 당국은 태영건설 수준의 대형 건설사가 부도 위기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당국은 이번 사태가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전반적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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