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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전당대회 ‘당심 100%’ 룰 개정 움직임 연일 비판
이준석式 ‘SNS 저격’ 재개에 친윤계 “비판 자격없어”

잠행을 거듭하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룰(rule·규칙)이 ‘당심 100%’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저격수’로 불렸던 이 전 대표가 당 비판에 나서면서, 친윤석열계와 용산 대통령실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9월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9월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2포스팅…SNS 정치 재개한 이준석

이 전 대표는 16일에만 2개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모두 국민의힘 내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한 비판 글이다. 이 전 대표의 주장을 요약하면 당 지도부와 친윤그룹이 추진하는 100% 당원 투표 탓에 되레 ‘당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목조목 그 근거를 들었다. 이 전 대표는 “정당법에 한 사람이 복수 정당에 가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어차피 그 명단은 비공개이고 각당이 명단을 따로 보유한다”며 “온라인으로 자발적으로 가입한 당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동네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나 단체활동하시는 명단이 통으로 가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경선 때마다 필적이 같은 입당원서 수십장이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며 종교집단에서 엄청 모아오기도 한다”며 “실제로 총선 때 각당이 경선하면 그 분들은 양당 한번씩 경선에서 찍지만 여론조사는 동시에 두 당을 못찍는다”고 말했다. 당원투표 비율을 늘리면 역선택 가능성이 되레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전 대표는 “주소지 체크가 안돼서 정당이 가입할 때 써내는 주소지가 실제로 맞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한 주소지에 수십명씩 가입되어 있는 경우를 전수조사 하면 종종 나온다”고 적었다. 이어 “공무원, 군인의 정당가입이 금지되어 있어 실제 유권자중 공무원 표심은 대변이 안되는데 지역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 이 표심이 선거에는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여론조사는 샘플링이라 여러가지 왜곡이 오히려 상쇄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 “9 대1이니 10대0이니 해봐야 눈총만 받는다”면서 “원래 정치권에서는 이상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을 때 가산점 제도도 활용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전당대회도 그냥 당원(투표 비중) 100%하고 심기 경호 능력도 20% 정도 가산점도 ‘멘토단’이 평가해서 부여하면 된다”고 적었다. 이어 “5%에 20% 가산점 부여해봐야 1%다? 그러면 ‘절대 가산점’을 넣으면 된다. 안 되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총선 노리는 이준석, 몸풀기 시작?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왔다. 그랬던 이 전 대표가 연말 ‘SNS 저격’을 재개하자, 당내 친윤그룹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당심 100%로 전대 룰을 바꿀 시) 총선에서의 패배를 말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총선에서 한 번도 승리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그럼 사람이 (전당대회 룰에) 조언을 하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공부를 해보면 해외 선진국들은 모두 ‘당심 100%’로 당 대표를 뽑는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자숙기간이 너무 짧다. 다시금 당에 혼란을 부르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며 “이제 막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다시금 ‘내부총질’을 시작하는 건 정부여당 앞길에 초를 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향후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심점을 잃은 당내 비윤석열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이 전 대표 역시 2024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금 키워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구병에 18대 보궐선거와 19·20대 총선에서 내리 출마했다가 낙선, 새로운 선거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전 대표 (재기의) 관건은 총선 출마 여부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좋아진다면 이 전 대표가 설 곳이 없겠지만, 하락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야당이 ‘탄핵 깃발’을 들고 총선에 나올 텐데, 이때 ‘(국민의힘에는) 이준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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