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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화천대유+부산저축은행 쌍특검’ 주장에 주호영 “물타기” 반발
민주당 ‘나홀로 특검’ 강행 시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

2022월 3월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22월 3월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후 특검에 동의하십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금까지 특검을 안 하다가, 반장 선거합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난 3월2일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이 화두에 오르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대선이 끝나도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을 지자. 동의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 거부하자, 이 후보가 4차례에 걸쳐 “동의하는가”라고 재차 말을 끊으면서 두 후보 간 고성이 오갔다. 제20대 대선 당시 논쟁이 일었던 이른바 ‘대장동 특검’이 다시금 여의도 화두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과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면서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특검을 거부한 가운데, 여야와 용산 대통령실 간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대장동 사건 수사와 관련 “언제까지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에 국가 역량을 낭비할 수는 없다”며 “대통령과 여당에 공식 요청한다.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특검을 즉시 수용하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특검의 전제 조건을 붙였다.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도 특검 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특검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총망라해야 한다”며 “대장동 개발 및 화천대유에 관한 실체 규명은 물론, 결과적으로 비리세력의 종잣돈을 지켜준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문제점과 의혹, 그리고 그와 관련된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특검법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관련 논란은 잠시 진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복귀하고, 이후 당 대표로 올라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검찰의 수사망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 비리 의혹’으로 좁혀오자 민주당의 저항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다만 대장동 특검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특검 구성에 여야가 합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에서다. 특검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을 추진하더라도 캐스팅보트를 쥔 법사위 소속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찬성하지 않는다면 처리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여당은 야당이 현실 가능성이 없는 ‘물타기 공세’를 시작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가리기 위해, 국민의 시선을 특검으로 돌리려한다는 주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의 특검 제안에 대해 “이제 와 특검을 하자는 것은 속이 뻔히 보이는 시간 끌기, 수사회피”라며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민주당이 동원한 국회를 정쟁 도가니로 넣는 것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있고 그 수사는 대한민국 법원이 감독, 견제하고 지켜보고 있다. 부디 이재명 말씀대로 정쟁 중단하고 제대로 수사되게 하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했다. 대통령실도 21일 민주당의 특검 주장에 “이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대통령실이 주 원내대표를 언급한 만큼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특검 제안이 ‘고의적 지연 전술’이라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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