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명 지자체장 2018~2021년 부동산 보유 실태 전수조사
‘농지 부자’ 김준성 영광군수, 김병수 울릉군수, 이상익 함평군수, 엄태항 봉화군수
3·9 대선이 끝나고 숨 고를 새도 없이 6월1일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불과 3개월 차이다 보니 대선 흐름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선 승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대선은 ‘부동산’에서 승부가 결정 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의 표 차이(31만766표)가 대선 최종 결과(24만7077표 차)로 이어졌는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울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에 대한 공천 배제론까지 나왔다.
시사저널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243명 중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재산 내역이 공개된 232명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전수조사했다. 당선된 해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부동산 흐름을 추적했다.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국회의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구청장·군수·시장·도지사 등 지자체장은 조사에서 제외됐었다. 시사저널은 모두 4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전국 지자체장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보도한다.
⓵[단독]지자체장 5명 중 1명, ‘다주택자’...“공천 배제”
⓶[단독]지자체장 2명 중 1명, ‘관할지역’ 부동산 보유...“투기 조사”
⓷[단독]지자체장 5명 중 3명, ‘농지’ 소유...“위장 농부”
⓸[단독]지자체장 부동산 신고액-시가, ‘15억원’ 차이까지
헌법 121조 1항에는 ‘경자유전(耕者有田,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 원칙’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농지취득 자격증명’이 필요한 전·답·과수원 등 농지를 보유한 지자체장은 137명에 달했다. 5명 중 3명(약 59%)은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자체장이 가지고 있는 농지의 면적 총합은 53만5275.05㎡로 축구장 면적의 약 75배에 이른다. 금액으로 따지면 신고금액 기준으로만 209억849만원에 이른다.
가장 많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지자체장을 꼽아보면 김준성 전남 영광군수가 약 3만㎡, 김병수 울릉군수·이상익 전남 함평군수·엄태항 경북 봉화군수 등이 약 2만㎡를 가지고 있다. 이들 농지의 신고가액은 최고 30여억원에서 최소 3억여원 수준이다.
광역지자체장 중에서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가장 눈에 띈다. 송 시장은 제주시 외도일동에 1372㎡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신고금액으로는 약 3억원에 이른다.
농지는 투기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자체장이 관할지역 내 개발구역 인근의 농지를 미리 사놓고 경작지로 등록한 다음 개발이 진행될 즈음 토지용도 변경을 하면 그만이다. 재산신고 때 부동산 취득 경위를 상세히 밝히지 않아 서류만 봐선 걸러내기도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 측은 “농지에 대한 투기를 근절하려면 ‘주말 체험 영농 농지의 소유 금지’와 ‘농지 이용 실태 전수조사’ 등의 내용을 농지법 개정안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농지는 투기 문제를 넘어 식량 안보와도 직결된 만큼 경자유전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