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형참사 후폭풍…직접 입주 대신 ‘전세’
연이은 대형 참사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입주한 아이파크 단지 입주자와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실거주 대신 전세로 돌리려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18일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 입주에 들어갔거나 예정된 전국 아이파크 단지의 전세 매물이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입주에 들어간 대전 유성구 대전아이파크시티(1·2단지)의 전세 매물은 사고 발생 닷새 만에 22.3% 많아졌다. 붕괴 사고 당일 기준 332건에서 16일 406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월세 물량도 87건에서 101건으로 16.1% 늘었다.
올해 3월 입주가 예정돼 있는 충북 청주 흥덕구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는 전세 물량이 이달 11일 39건에서 16일 49건으로 25.6% 늘어났다. 또 오는 4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9건에서 13건, 월세 매물이 4건에서 6건으로 각각 늘었다.
전세 매물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호가도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세 호가가 5억~6억원에 달하던 대전아이파크시티 2단지 전용면적 84㎡의 경우 최근 4억원 매물이 등장했다. 또 이달 초 5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던 청주가경아이파크 4단지 전용 84㎡는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공사가 어느 정도 이뤄져 시공사 교체가 어려운 단지에서는 아파트 단지명이라도 교체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기존 단지명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를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