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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팬들, ‘뒷방 어른’에서 열정의 무대 전면으로
팬덤 확산되면서 중장년층 사회적 변화 이끌어

지금 대한민국은 가수 임영웅 때문에 난리다. 한 가수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마디로 열풍이다. 많은 팬이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즐겁고 행복해하고 있다. “힘든 시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영웅이야”라며 희망을 갖는다. 지난해 12월26일 데뷔 6년 차 가수 임영웅은 지상파 KBS와 손잡고 《We’re Hero 임영웅》이라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가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TV 단독쇼를 새내기 임영웅이 해냈다. 그것도 레전드 가수 나훈아, 심수봉에 이어 임영웅이 KBS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 것이다.
2021 KBS 송년특집 《We`re HERO 임영웅》의 한 장면ⓒKBS2 제공

임영웅 TV 단독쇼, 16.1% 시청률 기록

이 방송은 시청률 16.1%로 대박을 쳤다. 이어 지난해 12월30일 단독쇼 스페셜 방송도 큰 인기를 모았다. 이어진 임영웅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단독쇼 비하인드 다큐멘터리 영상도 이틀 만에 조회 수가 100만을 훌쩍 넘었다. 임영웅 단독쇼 감동의 여운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임영웅이 대한민국을 흔들어놓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열풍 때문에 요즘 시중에서는 ‘임영웅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즉 임영웅 때문에 나타나는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2020년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탄생시킨 ‘대세 오브 대세’ 임영웅 때문에 생긴 사회적 변화를 이른바 ‘임영웅 현상’이라 부른다. 대중가수 임영웅이 사회의 발전적 변화을 만들고 있다. 그것도 긍정적인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주 특이한 현상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팬덤문화가 생긴 것이다. 팬덤은 그동안 아이돌 가수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이돌 팬덤은 팝음악의 가수를 응원하고, 콘서트장을 집단으로 찾아 열광하며, 함께 군무를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그런 팬클럽이 중장년층에도 생긴 것이다.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가 바로 그것이다. 영웅시대는 아이돌 팬클럽 못지않게 집단적이고, 열광적이다. 우리 가수 임영웅 노래를 듣고 행복을 느끼면서 ‘뒷방 어른’에서 벗어나 열정의 무대 전면에 나섰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만들어낸 변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중장년층들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적으로 소외됐던 시점에 임영웅 팬덤은 이들에게 공동체를 만들어줬다.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했다. 팬덤 영웅시대를 통해 사회적 존재감을 느끼고, ‘우리’라는 공동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 이런 영웅시대는 자발적으로, 전국적 조직망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웅시대 회원임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참 독특한 팬덤문화의 하나다. 팬덤 영웅시대는 기존 아이돌 팬덤과는 전혀 다르다. 아니 팬덤문화를 바꾸고 있다. 아이돌 팬덤은 내 가수를 응원하고, 자신의 만족에 그친다면 영웅시대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기부와 봉사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선한 영향력을 통해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도 ‘임영웅 현상’ 중 하나다.  또 하나 임영웅 때문에 변화한 사회적 특징은 중장년층의 온라인화다. 그동안 이들은 온라인에서 소외됐다. 소외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거부했다. 문자 투표나 스밍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임영웅을 응원하기 위해서는 이런 온라인 작업이 필수다. 그러기 위해 자녀나 손자·손녀들에게 온라인을 배웠다. 이도 어려우면 스터디그룹을 찾아 배웠다. 임영웅을 더 크게 응원하기 위해 일부 팬클럽 회원은 자발적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덕후교실이 퍼져 있다. 이게 달라진 점이다. 임영웅 팬들은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행복을 느끼고, 힐링이 되는 것을 뛰어넘어 치유의 효과를 얻고 있다. 많은 팬이 임영웅을 만난 이후 그동안 시달려온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랑한다.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진짜다. 찐팬 조수자씨(60ㆍ전북 군산시)가 한 예다. 그는 몇 년 전 함께 사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런 조씨가 임영웅을 만난 이후 “우울증 약봉지가 어디 갔는지 없어졌다”며 환하게 말했다. 영웅시대 위드 히어로 전북 군산방 회원이다. 25년째 중·고교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판에 박힌 삶 속에서 어느 날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충격적인 감동의 노래 《바램》을 듣고 임영웅 찐팬이 됐다. 그는 주말 수업을 접었다. 임영웅의 콘서트에 가고, 영웅시대 활동을 위한 시간을 내기 위해서다. 열광의 대상이 생겼다는 것이 나이 들어 낯설었지만 너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때 자신의 차에 임영웅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 ‘You are my comfort zone’이라는 문구를 담은 스티커다.
2021 KBS 송년특집 《We`re HERO 임영웅》의 한 장면ⓒKBS2 제공
2021 KBS 송년특집 《We`re HERO 임영웅》의 한 장면ⓒKBS2 제공

디지털 소외계층의 온라인화에도 큰 역할

강원도 정선군 홍경옥 할머니(69)도 마찬가지다. 임영웅이 그를 살렸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나왔다. 할머니 방은 응원봉, 포스터, 머그잔, 브로마이드 등 임영웅 굿즈로 가득하다. 그가 임영웅에게 푹 빠진 이유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절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었던 때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큰 위로를 받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사는 재미교포 수 테일러(여·76)는 루게릭병 등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임영웅을 알게 된 후 그동안 먹던 약도 절반으로 줄이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3개의 핸드폰, 태블릿PC로 임영웅의 사진 등을 공유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전국에 임영웅 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임영웅 굿즈를 전시하고, 임영웅 팬들이 모일 수 있는 카페다. 한 가수를 주제로 한 카페는 그동안 없었던 일이다. 카페를 중심으로 임영웅 소식을 공유하고, 노래를 들으며 팬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임영웅 현상은 갈수록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금은 임영웅, 영웅시대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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