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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적색 피떡이 혈관 막는 현상
접종 4주 내 호흡 곤란 생기면 혈전 의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희망과 함께 백신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뇌졸중협회는 최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특이 혈전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 보고된 특이 혈전은 혈소판 감소증이 동반된 대뇌정맥동혈전증이라는 희귀 질환인데, 이런 뉴스가 나오면서 혈전증이라는 질환 전반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혈전증은 혈액의 응고 기전이 활성화되어 혈소판 및 피브린(혈액 섬유소)이 모여 응집을 일으킨 암적색을 띠는 피떡이 혈관을 막는 현상을 말한다.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심장으로부터 전신으로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동맥혈전증과 전신으로부터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혈액이 이동하는 정맥이 막히는 정맥혈전증의 두 유형이 있다. 정맥혈전증에는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이 포함된다. 동맥혈전증의 위험요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운동 부족, 흡연, 고령 등이 있다. 정맥혈전증의 위험요인으로는 임신, 피임약, 비만, 흡연, 골절 등 손상, 고령 등이 있다. 수술이나 손상 후 오랜 기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거나 장거리 비행 후에도 생길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큰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류를 막아 생기는 질병인데, 대개 다리에 생기지만 간혹 팔이나 골반에도 생길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이 발생하면 혈전이 생긴 부위의 통증·불편감·압통이 있고, 붓고 가려우며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피부색이 변한다. 폐색전증은 몸의 다른 부위에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해 폐의 혈류를 막아 혈액 산소 포화도를 낮추고 폐 기능을 떨어뜨리며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이다.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갑자기 숨이 차고 가슴에 통증이 나타나며 기침과 피가 나오고 맥박이 빨라진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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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피하기보다 접종 후 주의 깊은 관찰 필요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일반 혈전증과 달리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동맥동혈전증이나 내장정맥혈전증 등과 같은 희귀한 혈전증이다. 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예방접종 후 4~28일 내 발생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5월20일 기준으로 100만 명당 9.5건이 발생했고, 유럽연합에서는 5월16일 기준 100만 명당 10건 정도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총 327만 명 가운데 1명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례로 발견돼 외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발생률은 경구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혈전증 발생률(1만 명당 4건), 12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혈전증 발생률(1만 명당 1건)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부작용을 우려해 예방접종을 기피하기보다는 접종 후 부작용 여부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진료가 필요한 혈전 의심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질병관리청 권고에 따르면 예방접종 후 4주 내 호흡 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다리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두통이 심하거나 2일 이상 지속돼 진통제로도 좋아지지 않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접종 후 갑자기 기운이 떨어지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접종 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에는 바로 병·의원을 찾아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매우 드문 부작용이다. 의사의 진료를 통해 조기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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