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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자 측-기성용, 반박에 재반박 거듭하며 진실공방

기성용 선수가 25일 자신을 향한 후배 성폭력 연루 의혹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 연합뉴스
FC서울 기성용 선수의 '성폭력 의혹'이 폭로와 반박, 재반박을 거듭하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FC서울 소속 기성용(32) 선수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기성용으로부터 초등생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폭로자들은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관련 증거를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성용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박지훈 변호사는 26일 "기성용 선수가 (피해자) C씨와 D씨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증거자료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선수 본인 또는 기성용 선수가 소속된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와 같은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적 행태가 계속된다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 변호사는 기성용 본인과 에이전트 측이 관련 내용을 직접 반박하고 나선 만큼, 폭로자 측에서도 가해자를 기성용으로 특정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성폭력이 사실이었음을 주장하면서 "기성용 선수가 피해자 C씨에게 특별히 행위를 면제(?)해 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성용 선수가 무슨 말을 하며 피해자 C씨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 피해자 C씨는 매우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불거진 후 C씨와 D씨가 또 다른 사건의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나온데 대해선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C씨와 D씨는 2004년도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 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참고로 C씨와 D씨가 연루된 사건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쟁점은 어디까지나 2000년 벌어진 기성용 선수 및 다른 가해자 B의 성폭력 행위"라면서 C씨와 D씨의 폭력 행위에 초점을 두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기성용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24일 피해자들이 박 변호사를 통해 피해 사실을 세간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한 학년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A선수는 기성용으로 특정됐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는 즉각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기성용도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글을 올려 "결코 (폭로자들이 주장하는) 그런 일이 없었다. 축구 인생을 걸고 말한다"면서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만일 C씨와 D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민사 역시 소멸시효가 지나 손해배상청구가 어렵다. 박 변호사는 폭로자들이 뒤늦게 의혹을 공론화 한 데 대해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알린 목적은 단 하나다. 가해자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이라면서 "자신들이 수십 년간 겪어 왔던, 가슴을 짓눌러온 고통을, 가해자들의 진정어린 사과로써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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