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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태풍’ 앞두고 전운 감도는 서초동…추다르크의 칼에 맞설 검찰 전략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월2일 임명되면서 윤석열호(號) 검찰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계기로 ‘검찰 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청와대 등 여권과 청와대 ‘윗선’을 겨냥한 수사에 돌입한 검찰 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임명된 만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여부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서초동에선 대부분 5선 국회의원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지낸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 추 장관과 헌법주의자이자 ‘강골검사’로 통하는 윤 총장 간 물러설 수 없는 ‘강(强) 대 강’ 대치를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검찰청 안팎은 사뭇 긴장감이 흐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2일 청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2일 청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총장 거취에까지 영향 줄 정도 인사 될 것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충돌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 게 서초동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검찰의) 과잉수사나 부실수사로 국민 신뢰가 실추된 상황”이라며 “민주적 통제가 결여된 검찰권 행사에 각별히 유념해, 취임한다면 헌법·법령에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 검찰을 지휘·감독하겠다”고 포문을 열며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예고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 윤 총장은 마치 추 장관을 겨냥하기라도 한 듯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정치·경제 분야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불공정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라면서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나 공판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이 검찰에 맡긴 책무를 완수해 나가는 과정이다. 어떤 사사로운 이해관계도, 당장의 유불리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바른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등 그간 검찰이 진행해 온 수사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관심은 추 장관이 임명된 이후 예상되는 검찰 인사를 둘러싼 두 사람 간 갈등이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지는 질문에도 “(법무부 장관은) 제청권이 있을 뿐이고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며 답변을 피했지만,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과 협의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사실상 대대적인 인사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최근 경찰에 검찰 간부 100여 명에 대한 세평 수집 지시를 하달했고, 경찰은 이를 지난 연말에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늦어도 1월 중순쯤에는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가운데 공석인 대전·대구·광주 등 고검장 3자리와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급 3자리 등 6자리가 우선 대상이다. 이에 더해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총장보다 높은 기수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후 중간 간부급 인사가 이뤄지고 1월말 평검사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청와대와 교감 속에 이뤄질 이번 추 장관발(發) 인사가 윤 총장 거취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의 대대적인 인사가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흘러나온다. 청와대 등 여권을 겨냥한 검찰의 잇따른 수사에 강한 불쾌감을 보여왔던 청와대와 여당이 인사권을 통해 이를 통제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검찰 출신의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추 장관이 임명되면) 청와대발 인사 칼바람이 불 것이고, (윤 총장의) 팔다리 자르고 간신히 숨만 붙여놓을 가능성이 100%”라고 점쳤다. 최근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두고 나오는 청와대의 반응에서도 인사 칼바람은 감지되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중앙지검이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에 대해 기소한 것을 두고 “태산명동 서일필”(태산이 쩡쩡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결과는 생쥐 한 마리가 튀어나왔을 뿐이라는 뜻)이라며 “수사의 의도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라고 혹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월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월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총장, 사진기자에 “잘 찍어 달라”

이로 인해 조 전 장관 일가를 포함해 여권을 향한 수사를 주도했던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등 대검의 수사 지휘라인은 물론 조국 일가 비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수사팀이 교체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원래 중간 간부급 인사는 8월에 하는데 지금 인사를 하는 것은 사실상 그 수사를 막겠다는 것 아니냐”며 “현재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선거 개입 사건, 조국 일가 비리 사건 수사팀의 주력들이 대부분 ‘부부장’들이다. 그 부부장들을 이번에 다 부장으로 승진시켜 찢으려고 할 것이고, 대검에 있는 윤 총장 측근들을 다 날리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관측이 현실화할 경우 검찰의 수장인 윤 총장도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저는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에 따라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 드리겠다”며 이 같은 의지를 내비쳤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그간 윤 총장이 살아온 궤적을 보면 수사팀을 교체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다른 전망도 나온다. 즉 윤 총장이 검사 인사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니만큼 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표를 던지지 않고 검찰에 남되, 청와대 등 여권과 관련한 수사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그것이다. 한 간부급 검사는 “윤 총장이 사퇴하는 것은 청와대 등 여권이 바라는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남아 후배들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1월2일 대검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 공개 석상 말미에 대검 본청에서 구내식당으로 가는 구름다리를 지날 때 자신을 주로 촬영하는 사진기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사진을 잘 찍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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