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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사상 최악 국회, 불출마로 참회”…한국당은 말로만 ‘인적 쇄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 정)이 10월24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철희 의원에 이어 두번째다. 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사상 최악인 20대 국회의 책임을 지겠다"며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자신의 의정 활동에 대해 "지난 2015년 12월 27일 민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하면서 '초심을 잃게 된다면 쫓겨나기 전에 제가 스스로 그만둘 것'이라는 약속을 드렸다"며 "나름 최선을 다 했고 어쩔 수 없는 언행이었다고 합리화를 한다고 해도, 분명 객관적인 '정의나 공정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치우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정의만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 흔들리고 위배한 것은 아닌가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대 정파가 아닌 중립적 시민 혹은 저를 지지했던 시민들에게서조차 ‘실망했다’라는 말을 듣는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불출마 함으로써 그 총체적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그는 20대 국회에 대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여야 각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놓을 변명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지난 10월15일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민주당 내에서 '인적 쇄신'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현재 당내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김성수·이용득·제윤경·최운열 의원 등도 불출마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화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 뿌리를 둔 문희상 국회의장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혜영 의원도 불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차원에선 이미 지난달 중순 현역 의원 불출마자를 파악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당의 상황은 다르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다. 당 지지율이 바닥을 찍던 2018년 인적쇄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작업을 주도한 김용태 의원 또한 스스로 명단에 이름을 올려 찬사를 받았지만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의원도 최근 출마설이 들리고 있다. 한국당은 오랜 시간 공천 시스템 혁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인적 쇄신 방안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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