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청률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반비례한다.” TV조선 기자가 우스갯소리로 필자에게 한 말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가 터지며 종편 뉴스 시청률은 약진했다.
이를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TV조선 메인뉴스 《뉴스9》(주말에는 《뉴스7》)의 경우 조 전 장관 이슈가 터지기 전인 7월18일(평일) 시청률은 2.692%(이하 종편 유료가구), 같은 달 21일(주말) 1.787%였지만 자녀 입시 및 사모펀드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8월14일(평일)은 3.242%, 18일(주말)은 1.718%로 평일 뉴스 시청률이 반등했다. 9월18일(평일)에는 4.881%를 기록했고 22일(주말)에도 2.8%를 기록했다.
채널A 《뉴스A》도 7월18일 2.453%, 21일 1.08%에서 9월18일 3.085%, 22일 1.358%로 상승했다. MBN 《뉴스8》도 7월18일 3.041%, 21일 3.023%에서 9월18일 3.613%, 22일 3.621%로 3%대에 안착했다. JTBC 《뉴스룸》은 같은 날짜 기준으로 7월 3.257%-5.329%, 8월 3.465%-5.766%, 9월 3.084%-4.578%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내부에서 호평이 나온다. 9월27일자 조선일보 사보는 “TV조선 《뉴스9》은 8월21일부터 9월26일까지 단 이틀만을 제외하고 지상파 B사의 메인뉴스보다 높은 시청률 성적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TV조선의 메인뉴스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저녁 시간 메인뉴스로 자리매김했다는 신호”라고 자평했다. 다만 채널A·MBN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미디어 전문가들은 종편 보도에 “조국 비판은 넘치는데 반박 의견은 매우 제한적이다”(채널A), “의혹만 쏟아내고 분석은 부족했다”(MBN)는 평가를 내놨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자사 보도에 대한 전문가 및 시청자 평가를 듣는 코너다. 종편 시청률은 상승했더라도 보도 내용은 미흡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보수신문 안팎에선 팩트에 기반한 ‘조국 검증’ 보도를 적극 주문했다.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동아일보 독자위원회가 자사 보도에 “동아일보는 연이은 특종 보도로 조국 장관 검증 정국을 주도했다”고 평가하거나 조선일보 독자위가 “조국 사태와 현 정권의 실체를 규명·보도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조국 정국에서 이슈 주도권을 놓치지 말라는 주문이다. 한 보수신문의 기자는 “우리는 비판 언론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조 전 장관 딸 조민씨가 고교 시절 제출한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돼 있었다는 8월20일자 동아일보 보도는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8월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되며 보도 가치를 입증했다. 또 다른 보수신문 기자는 “이번 조국 보도에서 동아일보가 돋보였다. 조선과 중앙은 따라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보수언론과 검찰의 ‘공생’도 짚어야 할 문제다. 지난 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방송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조 전 장관 임명 다음 날인 9월10일부터 압수수색 다음 날인 24일까지 7개 종합일간지, 지상파 3사,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 보도 채널 YTN(총 14개 매체)에서 쏟아진 단독 보도는 모두 166건이었다. 채널A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앙일보 27건, 조선일보 23건, 동아일보 21건 순이었다. TV조선도 11건으로 방송사 가운데 두 번째였다. 민언련은 기사 출처까지 분석해 “채널A가 14개 매체 중 가장 많은 검찰발 단독 기사(20건)를 보도했다. 신문에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각각 12건, 8건의 검찰발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며 “방송에서는 채널A, 신문에서는 동아일보가 검찰이 흘린 수사 상황을 가장 많이 받아 썼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