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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동물사전] 생체시계가 사람보다 빨라 더욱 중요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꿈꾼다. 건강은 한번 나빠지고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 나빠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해마다 건강검진을 통해 내 몸에 이상이 있는지 체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몸을 관리한다.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필자가 동물병원에서 보호자들에게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권장하면 ‘동물들도 건강검진을 하느냐’는 반응을 심심찮게 접했다. 그만큼 동물병원은 ‘키우는 동물이 아플 때만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지배적인 듯하다.  그러나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첫째,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신체에 미묘한 변화나 아픈 곳이 있으면 스스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아픈 부위가 어디라고 정확히 이야기한다. 반면 반려동물은 신체의 변화나 통증이 있을 때 어디가 아픈지 말할 수 없다. 보호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면 병이 커지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특히 아픈 곳을 숨기려는 동물들의 본능은 증상을 더욱 감추게 된다. 고양이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눈에 띄는 증상을 호소하며 동물병원을 찾아온 동물들은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돼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이유는, 반려동물의 생체시계가 사람보다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평균수명은 소형견 기준 15년 정도다. 첫 2년 동안 사람의 24세에 해당하는 신체적인 성장이 완성된다. 그 이후부터는 1년에 사람의 4년에 해당하는 노화가 진행된다. 다시 말해 사람의 1년이 반려견에게는 4년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짧은 기간 반려동물의 신체는 많은 변화와 노화를 겪는다. 지난해와 올해의 건강 상태에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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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 노화…치료 ‘골든타임’ 놓치는 경우 많아 

그렇다면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은 어떤 항목을 어떤 주기로 해야 할까. 반려견의 생애주기로 봤을 때 생후 1년 이하의 어린 동물은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더불어 전염성질환의 예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역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만약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어린 반려견을 입양했다면 동물병원에서 전염성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키트검사를 하고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생후 1년이 지나 성견이 되면 각 신체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와 더불어 보이지 않는 몸의 전체적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흉복부 장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도 추가적인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생후 8년이 지나면 노령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심혈관과 비뇨기에 특화된 검진을 추가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주기에 대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생후 1년 이후부터는 연중 한 번 건강검진을 권장한다. 만약 1년에 한 번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5살 때까지는 2년에 한 번, 그 이후부터는 1년에 한 번은 꼭 해 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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