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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추천 ‘혈관 청소법’은 음식조절·운동·금주·금연·수면
■ 음식 조절
삼겹살·밥 줄이고, 아침은 꼭 챙기기
■ 운동
근력운동보다 유산소운동을 땀 나게
■ 금주
맵고, 짜고, 고지방 안주가 더 문제
■ 금연
절연이 아니라 금연
■ 수면
6시간 이상 권장
이상지질혈증일 때도 혈관 청소해야
이와 같은 혈관 청소법은 의사들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에게 처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상지질혈증은 한마디로 혈관에 지방 찌꺼기가 낀 상태다. 그렇다고 생활이 불편하거나 특별한 증상을 느끼진 못한다. 그러는 사이에 혈관에서는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콜레스테롤이 쌓인 혈관은 점점 좁아져서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끈적거리는 피가 뭉친 혈전(피떡)이 그 좁아진 혈관을 꽉 막는다. 특히 심장이나 뇌혈관이 막히면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진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 급사의 원인은 기름 찌꺼기가 쌓인 혈관인 셈이다. 따라서 미리 혈관 건강을 점검할 필요가 생긴다. 그런데 몸속의 혈관을 눈으로 볼 수 없으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혈관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혈액검사다(혈액검사 잘 받는 요령 참조).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를 하면 며칠 만에 그 결과표를 받아볼 수 있다. 그 결과표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볼 수 있는 항목이 있다.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라는 용어가 낯설지만, 한마디로 혈관에 쌓인 기름 찌꺼기라고 이해하면 된다. 콜레스테롤은 체온 유지 등을 위해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지만, 이것이 핏속에 필요 이상으로 많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다. 건강검진 결과표에 콜레스테롤은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고밀도 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로 나뉘어 표기돼 있다. 각 수치는 mg/dl으로 표기된다. LDL은 혈관을 막는 지방이므로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며 130 이하가 바람직하다. 췌장염을 일으키는 혈액 속 중성지방은 200 이하가 좋다. HDL은 혈관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므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표현하며, 40 이상이 이롭다. 이 모든 값을 합친 값이 총 콜레스테롤 수치다. 과거에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치료를 결정했지만, 지금은 총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LDL, 중성지방, HDL을 모두 포함한 총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는 치료를 결정하지 않는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많아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영 교수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더라도 HDL 수치가 낮고 LDL이 높으면 좋지 않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도 HDL 수치가 높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HDL이 1씩 높아질 때 LDL은 3만큼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HDL을 높이는 방법을 묻는 사람이 많다. 치료 목적으로 HDL을 높이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사실 그 효과는 미미하다. HDL을 높이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은 절식·운동·금연”이라고 강조했다.눈여겨볼 항목은 LDL 수치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볼 부분은 LDL 수치다. 박창범 교수는 “많은 제약사가 HDL을 높이는 약 개발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했다. 따라서 HDL을 높이는 것보다 LDL을 낮추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는 특정 질환이 있느냐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예컨대 LDL이 190이라도 병이 없으면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그 수치를 낮춰보지만, 기저 질환이 있으면 100이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혈액검사 결과, 이상지질혈증 판정을 받았다면 두 가지 치료법을 생각할 수 있다.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을 때는 혈관 청소법(음식 조절과 운동 등)으로 그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특정 질환이 없고 콜레스테롤 수치만 약간 높다면 약물치료보다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10% 낮출 수 있다. 왜 10%밖에 안 되냐 하면, 콜레스테롤의 70%는 우리 몸에서 합성되고, 음식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30%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중성지방은 음식의 영향이 70%다. 먹는 것을 조절하면 중성지방 수치는 뚝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지 않을 때 약물치료를 한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높지 않지만, 당뇨·고혈압·심장병 등 기저 질환이 있을 때는 약물치료를 한다. 예컨대 LDL 수치는 같은데, 어떤 사람은 비약물요법 처방을 받고, 다른 사람은 약물요법 처방을 받는 이유는 기저 질환 여부에 달렸다.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간 질환, 신장 질환, 비만이 있으면 이상지질혈증이 잘 생긴다. 이런 병이 없더라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을 때도 약물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혈액검사 잘 받는 요령
피검사를 받을 때도 요령이 있다. 정확한 혈관 상태를 알려면 금식 후 검사가 핵심이다. 음식을 먹으면 혈액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혈액검사 전에 최소 12시간 금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컨대 아침 9시에 검사한다면, 전날 저녁 7시부터는 술을 포함한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은 마셔도 된다. 도움말: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