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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사향과 비슷한 효능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에 덤블도어 교장의 친구로 니콜라스 플라멜이 등장한다. 괴팍한 듯한 늙은이인데 665세가 넘었다는 불사신이다. 악당 볼드몰트가 노리는 ‘마법사의 돌’을 만든 사람이다. 이렇듯 불사신은 일단 노인이다. 청년의 젊음을 간직한 불사신은 보기 힘들다. 죽지 않는 데다 젊음까지 유지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서 감당이 안 되는 모양이다. 서양의 불사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이거나 노인이다. 동양에는 반로환동(返老還童)이라는 개념이 있어 신선들이 동자로도 자주 나타난다.

플라멜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다. 프랑스의 니콜라스 플라멜(1330~1418)은 평범한 파리의 대서인이었다. 서류나 유언장을 대신 써주고 공증업무도 처리하는 직업이었다. 어느 날 꿈에 천사가 나와 연금술 책자를 얻을 것이라는 계시를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행상인에게서 고서적을 구입했는데 바로 계시받은 ‘아브라함의 책’이었다. 책을 얻고 20년간 연구했는데 읽기도 어려운 고대 히브리어와 이해할 수 없는 그림들만 가득해 결국 해석에 실패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21년째에 스페인으로 가서 마스터 칸체스에게 배움을 구하고 연금술의 힌트를 얻었다. 다시 돌아와 3년간 연구해 연금술의 비밀을 깨우쳤다.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얻고 부자도 되어 지금까지도 살아 있다는 전설이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말년에 파리 시내에 14개의 병원과 3개의 예배당, 7개의 협회를 세웠는데, 대서인 수입으로는 벌기 어려운 금액이었던 탓에 연금술로 금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플라멜의 집은 1407년에 지어졌는데 지금도 남아 있어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으로 인정받았다. 몽모랑시 51번지에 있는 그 집은 현재 식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이야기에 한 가지 교훈이 있다. 바로 칸체스의 힌트다. 20년간 해석을 못 하다가 칸체스의 가르침을 통해 불사신도 만들고 삶을 생기 있게 바꾸는 인생의 비밀이다. 건강의 비밀도 마찬가지다. 얼핏 듣기로는 평범한 말이지만 그대로 지킬 수만 있다면 명의의 한 수로 인해 건강해진 사례가 많다.


평범한 방법이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

‘아침에 따뜻한 차 500mL를 마셔라’ ‘해 질 무렵에 15분 화타 오금희(五禽戱) 체조를 해라’ ‘생강차를 식사 중간에 마셔라’. 이런 한 수에 의해 평생 건강을 유지하는 경우가 바로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인 것이다.

필자가 황제침향원을 개발할 때 한의학 문헌의 공진단을 기본으로 연구했다. 공진단은 원나라 시대의 위역림(危亦林)이라는 명의가 만든 처방이다. 위역림의 《세의득효방》에 처음 보이고, 허준의 《동의보감》과 황도연의 《방약합편》에도 실려 있다. 녹용·당귀·사향·산수유 네 가지 약재로 된 처방이다. 핵심 원료는 사향(麝香)이다. 사향은 수컷 사슴의 배꼽 주머니로,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락을 통하게 하고 약의 효과가 뼛속까지 들어간다는 좋은 약재다. 다만 식품으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한 흥분 작용이 있다. 그때 《방약합편》 말미에 사향이 없으면 침향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기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침향이 사향과 비슷한 효능이라고 보았다. 필자에겐 침향이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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