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개월간 쉬쉬한 일본…미리 파악하고도 뒤늦게 사실 알린 식약처

11월7일 경피용 결핵 예방 백신(BCG)​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됐다는 사실이 발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표 이틀 전인 11월5일 비소 검출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철호 의원이 입수한 질병관리본부 및 식약처의 문건에 따르면, 식약처는 비소 검출 사실을 11월7일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이틀 전 질병관리본부에 유선 연락을 해 검출 사실을 통보한 것이 확인됐다. 국민들에게 문제 사실을 뒤늦게 알린 셈이다. 앞서 식약처는 일본BCG제조(주)가 제조하는 ‘경피용건조비씨지백신’의 첨부용제(생리식염수)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돼 출하 중지했다는 안전성 정보에 따라 해당 제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8월9일 백신을 만든 일본BCG제조로부터 비소 검출 사실을 보고받은 이후 신규 출하만 정지했다. 비소가 극히 미량이라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대체품이 없다는 이유로 회수조치를 하지 않았고 바로 공표도 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홍철호 의원에게 11월8일 제출한 자료 ⓒ 홍철호의원실


 

식약처 “비소 검출량 미미…이상 반응 없으면 괜찮다”

 비소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으로 일정량 이상 노출될 경우 말초신경 장애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비소를 1군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비소가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3~5일 내에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접종 후 구토나 설사 등 이상 반응이 없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제가 된 백신에 들어있는 비소량은 0.039㎍(0.26ppm)으로 1일 허용 기준치인 1.5㎍/일(5㎏)의 1/38 수준에 불과하고, 평생 1회만 접종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일본 후생성 역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 제품 회수 없이 제조소 출하만 정지했다. 한편 홍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문제의 '비소 백신'은 시중에 총 14만2125팩(1인당 1팩)이 유통됐다. 11월8일 오후 4시 기준 9만2546명의 영아들이 비소 검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는 결핵 발생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임에도 매년 피내용 BCG 백신 수급이 불안정해 경피용 백신으로 임시 예방접종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는 잔여 비소 검출 BCG를 최대한 빨리 회수하는 동시에 피내용 백신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