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LTT, “부즈가 우리와 맺은 독점 에이전트 계약 깨고 CJ에 사업권 넘겼다” 주장
세계적인 캐릭터 ‘뿌까’를 만든 국내 캐릭터 개발업체 부즈가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 부즈는 올 2월 캐릭터 해외 사업권과 관련해 중소 무역업체 LTT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9월 말 LTT와 부즈 측의 형사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깨졌다. LTT 이상광 대표는 “뿌까의 홍보를 대행하면서 4억 5000만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액수를 실비변상 명목으로 부즈 측에 요구했다. 반면 부즈 김부경 대표는 2000만원을 제시했다. “4억 5000만원의 지출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형사조정이 결렬되면 검찰이 기소 여부를 놓고 재수사를 하게 된다.
‘뿌까’ 만든 부즈, 사기 혐의로 중소업체로부터 피소
이 대표는 2016년 5월 김 대표와 독점적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그 내용은 앞으로 3년 동안 독일 내에서 뿌까 관련 사업은 LTT가 독점으로 진행한단 것이었다. LTT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무역 사업을 해 왔다.
그러다 계약이 갑자기 깨졌다. 부즈가 독일을 포함한 유럽 사업권을 CJ E&M에 넘기면서다. 이 대표와 김 대표의 관계가 틀어진 건 이때부터다. 이 대표는 “부즈를 위해 거금을 들여 독일 사업에 투자했으나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LTT가 먼저 사업에 손 떼겠다고 구두로 알려왔고, 이후 사업 진행상황을 보고하지도 않았다”며 반박했다.
한편 이 대표는 9월17일 CJ E&M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은 ‘부즈와 CJ E&M의 이중계약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고, 유럽 내 뿌까 관련 사업을 계속할 경우 영업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란 것이었다고 한다.
부즈와 손잡은 CJ에게도 불똥 튀어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10월17일 “LTT가 보냈다는 내용증명은 수신인이 불분명해 반송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즈와의 계약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왜 우리에게 책임을 묻는지 알 수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뿌까는 지난해 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서 ‘해외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캐릭터’로 뽑혔다. 뿌까에 대한 선호도는 29.3%로 나타났다.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15.1%)와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2010년 서울산업통산진흥원에 의하면, 뿌까의 부가가치는 11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뿌까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로열티 수익만 9000만 달러(약 101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