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섭취하려는 임산부는 의사와 상담 필수
임산부가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설명서에 쓰인 대로 복용해도 철분·엽산 등 일부 영양소를 과다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산부용 비타민·미네랄 보충제의 철분 함량은 전체의 40%가 철분 상한섭취량을 초과했다.
현태선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시판 중인 임산부용 비타민·미네랄 보충제 264개 제품(건강기능식품 140개, 일반의약품 124개)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임산부가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용법(1일 섭취 용량)대로 복용해도 상한섭취량을 초과해 섭취할 가능성이 가장 큰 영양소는 철분이다. 전체 제품의 39.5%(73개)가 철분의 상한섭취량 이상을 함유했다. 이 가운데 10개는 건강기능식품이고 63개는 일반의약품이다.
엽산(8.0%)·망간(4.3%)·마그네슘(4.3%)·아연(1.2%)·비타민 D(1.1%)도 임산부가 용법대로 복용해도 하루 상한섭취량 이상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영양소로 꼽혔다. 철분을 제외한 엽산 등 상한섭취량을 초과하는 나머지 제품은 모두 건강기능식품이다.
비타민·미네랄 보충제에 함유된 각 영양소를 권장섭취량 내외로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권장섭취량을 초과한 보충제를 섭취하면 식품으로부터의 섭취량과 합해져 해당 영양소를 과량 섭취할 우려가 있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임산부는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선택할 때 영양소가 과잉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임산부는 보충제의 비타민 A와 요오드 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충제 264개 중 비타민 A가 든 제품은 22개(8.3%)였다.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겐 비타민 A 결핍증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비타민 A를 투여하지 않는다. 비타민 A 보충제를 과량 복용하면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임신·수유 중 요오드 과다 복용 시 태아와 젖먹이의 갑상선기능장애나 갑상선종을 유발할 수 있다. 임산부가 비타민 C·비타민 D·비타민 E·니코틴산·마그네슘 함유 제품을 복용할 경우 섭취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임산부에서 철분이 부족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비율은 20%가 안 된다. 나머지 80%는 물론이고 문제가 될 것 같은 20%도 철분제를 먹어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철분을 하루 섭취량의 5배 이상 먹으면 위장장애, 혈관 확장에 의한 저혈압 쇼크 등 철분 중독 위험이 생긴다"며 "엽산은 임신 전 1개월부터 임신 후 3개월까지 의사의 처방을 받아 먹는 것을 권하지만, 그 외 영양소를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