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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론 조작은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결국 구속됐다. 조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월5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직 경찰 수장이 검찰이 아닌 경찰의 수사로 인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댓글공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는 조 전 청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직적으로 대응하도록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사저널이 조 전 청장의 구속영장에 첨부된 댓글 목록(범죄일람표) 전체를 분석한 결과 특정 조직이나 개인이 댓글을 전담해서 단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 전 청장의 지시 여부는 재판에서 첨예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청장은 시사저널을 통해 “3월 특수수사단이 꾸려질 때부터 ‘조현오가 타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자신에 대한 ‘표적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결코 불법적인 지시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음은 조 전 청장이 시사저널에 보낸 입장문 전문이다. 
ⓒ 시사저널 최준필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입장문> 문재인 정부 덕분에 사법농단이 드러나면서 나의 뇌물죄 사건에서 억울함이 풀리는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전원 복직된다는 소식에 나 또한 속이 후련함을 느꼈다. 그런데 국정원 정치댓글사건이 불거지고 기무사도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 청와대는 “국정원과 기무사가 했는데 경찰이 안했을 리가 없고 댓글 쓴 사람이 무슨 잘못이냐, 시킨 사람이 문제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 나는 민갑룡 청장이 이러한 수사 가이드라인에 항의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 3월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꾸려질 때부터 조현오가 타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경찰청장의 의지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대목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고 외교관이 돼서도 경찰이 너무 좋아서 외교관을 포기하고 경찰관을 택했다. 지금은 내가 평생 사랑했고 자부심을 느꼈던 경찰에게 처벌받는 처지가 됐다. 그래도 경찰조직이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사회 질서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을 해나갔으면 하는 마음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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