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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이코노미스트, 신간 《경제 읽어주는 남자》 출간

 

“경제는 교양을 넘어 ‘생존 지식’이다.”
월급만으론 내 집 마련은커녕 저축도 힘든 현실이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투자는 어디 쉬울까. 주식은 잘 모르겠고, 부동산은 관망만 하고 있다. 언론 보도나 경제 서적은 또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전문용어 앞에서부터 턱 막힌다.
 
경제 지식이 대중과 괴리된 현실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경제학자 김광석 박사는 “종종 강연을 다니면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몇 %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불만을 표출했다’는 표현을 언론에서 접하고는 기준금리가 뭔지,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불만인지 등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며 “이런 내용을 포함해 경제 전반을 모르면서 투자 시 잘못된 판단을 하기 일쑤였다”고 했다.

 

김광석 이코노미스트


 

‘경알못’ 위해 쉽게 강연…책 출간 이르러   

 

‘경알못’(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김광석 박사는 쉽게 강연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시절 축제 무대에 올라 H.O.T. 춤을 췄던 끼도 소환했다. 문턱 낮고 재미있는 강연에 청중이 호응했다. 강연이 끝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의하거나 고맙다며 문자를 보내오는 이도 있었다고 김 박사는 전했다. 더 많은 이들에게 경제를 알려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신간 《경제 읽어주는 남자》를 지은 이유다. 김 박사는 “경제학자로서 공부하고 이해하고 경험한 경제 사안을 일반 대중 눈높이에서 ‘읽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서울대 대학원 졸업 후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을 거쳤다. 경제 이슈를 분석하고 관련 전망을 내놓는 한편 매체 기고, 대학 출강과 정부부처 자문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 경제학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력이다. 김 박사는 ‘경제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저서 이름과 같다.

김 박사는 교육서비스 전문기업 ‘오마이스쿨’과 유튜브(이하 강연) 및 네이버 비즈니스 섹션(기고) 등에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이번 책 출간으로 그는 ‘대중 경제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김 박사는 “정제된 언어로 정부·기업 의사결정자들을 의식해 쓰는 언론 기고문과 달리 네이버 비즈니스 섹션, 유튜브 등을 통해선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며 “책은 그 연장선”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경제를 쉽게 풀어 설명해 준다는 책은 시중에 널렸다. 그러나 독자들 마음을 사로잡는 책은 드물다. ‘영어공부, 정말 쉬워요’라고 외치는 참고서가 많아도 하나를 선뜻 집어 들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 김 박사는 “먼저 영어단어를 외운 뒤 영어회화 실력을 늘리기는 어렵다”며 ‘반면 영어회화 공부를 하면서 필요한 단어를 외우면 효과가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흔한 영어 공부책처럼 여전히 교과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대중 경제서가 많다”면서 “전문용어들의 향연을 펼치곤 독자들에게 ‘그냥 암기하라’고 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신간 '경제 읽어주는 남자'


  

전문용어를 ‘대중의 언어’로  

 

교과서적인 접근으론 현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김광석 박사는 강조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에서 김 박사는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국내외 현안을 우선 제시한다. 그런 다음 ‘쉬운 언어’를 사용해 관련 설명을 이어간다. 김 박사는 “금리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를 늘어놓기보다 ‘금리란 돈의 가치를 뜻해요’라고 풀어 말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도 그는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하기 전 경제성장률이 뭔지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강의로 인기를 끌었다. 현석원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책 추천사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곧잘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곤 한다”며 “그것들을 ‘대중의 언어’로 번역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평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는 경알못을 겨냥한 책답게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기본 중의 기본에서 출발한다. 이어 거창한 서설 없이 ‘경제 보는 눈을 키워주는 핵심 과외’로 곧장 들어간다. 금리, 무역, 환율, 4차 산업혁명, 플랫포마이제이션(Platformization·온라인 기반 플랫폼 의존도가 증대되는 현상), 부동산, 남북관계, 국제유가, 가계부채, 추가경정예산, 실업률, 고령화, 산업 구조조정 등 13개 주제로 경제 이슈를 나눴다.

무엇보다 독자들 관심을 끄는 분야는 역시 부동산이다. 김 박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를 설명하면서 시장 동향을 분석했다. ‘부동산, 지금 살까 미룰까’라는 소제목은 독자들의 머릿속에서 꺼내온 듯 직접적이다. ‘상황별 부동산 투자 전략’과 ‘마이크로 투자 팁’까지 아낌없이 풀어냈다. 김 박사는 “최근 살 집을 구매한 개인 경험도 책에 녹아 있다”고 밝혔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선 ‘다섯 가지 측면에서 전망하는 한반도의 미래’ 등 챕터를 통해 알기 쉽게 썼다. 김 박사는 “북한 비핵화를 통한 남북 간 평화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경협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며 “개성공단 가동 재개, 남북 관광 활성화, 북한 내 통신·물류·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에 특히 관심을 두고 분석했다”고 했다.

김 박사에게 국내 경제 상황에 관해 질문했더니 갑자기 ‘빵’ 얘기를 꺼냈다. 그는 “빵집에서 빵을 많이 판매해 매출액이 두세 배 늘어야 신규채용 여력도 생긴다”며 “빵이 똑같이 팔려 매출은 제자린데, 점원만 두세 배 늘리면 그 빵집이 지속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투자 여건을 조성하지 않고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 정부 정책 기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든 비유다.

경제 이슈를 총망라하면서, 어떻게든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책 곳곳에 묻어 있다. 김 박사는 연간 200회 정도의 강연을 소화하고 언론 기고도 매주 해 왔다. 그에게 “이렇게 차별화 콘텐츠를 고민해 책까지 쓰려면 쉴 틈은 있느냐”고 ‘쉽게’ 물어봤다. 김 박사는 즐기며 일하고 짬짬이 테니스 등 취미활동도 열심히 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일에 찌들지 않고 행복해야 쉽고 재미있게 경제를 읽어줄 수 있다고 김 박사는 믿는다.

스스로도 불확실한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을 뿐이라고 김 박사는 밝혔다. 김 박사는 “디지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경우 경쟁력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 구축 여부에 달렸다”면서 “개인에게도 플랫폼에 올라타 있는지가 정말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좋은 플랫폼에 올라타고자 노력해 왔다”며 “독자들도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혹은 직접 구축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경제 읽어주는 남자’의 상표권 등록을 앞두고 있다. 그는 “경제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려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전문 영역과 대중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경제 읽어주는 남자’ 이름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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