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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중공업, 모든 손해배상 판결 불복하고 상고…고의로 재판 지연시킨다는 지적도

 조선인 강제 징용의 역사를 다룬 영화 ‘군함도’가 개봉되면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에 제기한 소송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모두 승소했지만, 미쓰비시는 모든 손해배상 판결에 불복하고 상고해 재판은 끝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쓰비시 측은 본질과 상관없는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히로시마 기계제작소에 강제로 동원된 피해자 6명은 2000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첫 제소였다. 당시 이들의 소송을 진행했던 변호사가 문재인 대통령인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원고 측 대리인 중 한명으로 직접 소장 제출과 서면 준비, 증거 자료 제출 등을 도맡았고, 2006년 11월까지 재판에 직접 관여했다.  1심과 2심 모두 원고의 청구가 기각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부산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고, 부산고법은 2013년 7월 미쓰비시가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이에 불복하고 상고했다. 소송은 대법원에 4년 째 계류 중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일본 근대화 산업시설 23곳 중 7개소는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이 대규모로 강제동원돼 노동에 혹사된 곳이다.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나가사키 근해 하시마섬(일명 군함섬) 탄광의 주거로 쓰인 건물의 잔해. © 사진=연합뉴스

 

미쓰비시 측 “개인 청구권 없다”고 주장하며 상고 

 미쓰비시는 2016년 8월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배상 판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쓰비시 중공업의 군수공장에 끌려가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원자폭탄 투하로 귀국한 징용 피해자 14명이 2013년 제기한 소송이었다. 법원은 1인당 9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미쓰비시 측은 “그 당시 미쓰비시중공업과 지금의 회사는 다르고, 이미 피해자들이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데다, 한일청구협정권에 따라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과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총 3건이다. 광주고법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등 5명이 제기한 1차 소송에 대해 5억5208만원을 배상하라고 2015년 6월 선고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고,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당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 모임’은 “미쓰비시의 상고는 피해자들과 한국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또 “미쓰비시 중공업이 중국인 피해자와 유족 3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을 지급하는 안을 제기하는 등 보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한국인 피해자들에게는 거듭된 법원 판결에도 불복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한국인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2016년 8월25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1심 판결 기자회견'에서 최봉태 변호사가 사건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소송과 상관없는 문제 제기하며 소장 접수 거부

 또 미쓰비시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제기한 소송에 본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 2014년 2월 미쓰비시에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와 유족들이 2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재판은 35개월만인 2017년 1월에야 진행됐다.  미쓰비시 측은 2014년 12월부터 소장 번역문 중 한 페이지가 다른 페이지 사이에 잘못 끼워졌다거나 원고의 상세한 주소가 빠졌다는 점, ‘주차장이 협소하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문구가 일본어 번역본에 없다는 점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3차례나 소장 접수를 거부했다. 고령의 피해자들은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허송세월을 보내야 했다. 지난 2015년 5월22일 제기된 3차 소송 역시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첫 재판이 열렸다. 2차 소송은 8월11일 광주지법에서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2016년 3월31일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활동가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 할머니 등이 손해배상 소장을 세번째 반송한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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