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장사 횡령·배임액 각 1.8조원, 2.8조원 달해
거래정지 상장사 122곳…평균 480일간 거래정지
최근 6년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의 평균 거래정지 일수는 500일에 육박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횡령·배임 관련 공시 건수는 총 53건, 규모로는 1조8585억원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횡령·배임 111건이 공시됐고, 액수로는 2조7649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보다 컸다. 전체 상장사 횡령·배임 규모를 합산하면, 총 4조6234억원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코스피 시장에서 6건(507억원)의 횡령·배임 건이 공시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테라사이언스(417억원)·노블엠앤비(316억원) 등 12건(1036억원)의 횡령·배임 건이 공시됐다.
횡령·배임 사례는 상장사의 거래정지·상장폐지로도 이어져 투자자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배임으로 거래정지된 상장사(타 사유로 이미 거래정지 조처된 경우 포함)는 코스피 시장에서 19개사, 코스닥 시장에서 103개사(중복 제외)에 달했다.
평균 거래정지 일수는 코스피 상장사가 498.1일, 코스닥 상장사가 470.4일이었다. 이 중 거래정지 일수가 가장 긴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청호ICT(1261일)로,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의 횡령·배임으로 2021년 3월30일 거래가 정지돼 이래 현재까지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아이톡시(2019년 1월16일부터 1089일), CNT85(2019년2월부터 1024일), 딥마인드(2019년 5월23일부터 1008일), 아리온(2020년 3월19일부터 1017일) 등이 1000일 넘게 거래가 정지됐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 가운데 37개사가 횡령·배임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김현정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상장사들의 배임 및 횡령 사건은 주식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 강력한 내부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고, 외부 감사의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