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업장, 3주 전 구조조정 시작…중간급 임원들 회사 떠나”
“경쟁사보다 반도체 부문 회복 더뎌…전 세계 수요 감소 대비 차원”
삼성전자가 일부 해외 사업 인력을 최대 30%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자회사에 영업·마케팅 직원을 약 15%, 행정 직원을 최대 30% 감축해 줄 것을 공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말까지 진행될 이번 인력 조정이 미주,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의 일자리에 여파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소식통들은 감축 대상이 될 구체적인 지역이나 사업 부문, 직원 수 등의 기밀 사항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에 "일부 해외 사업장 인력 조정은 일상적인 것으로,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며 "감축의 구체적인 대상의 정해지지 않았으며, 생산직 직원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영향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체 직원은 26만7800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14만7000명이 해외 자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제조·개발 부문 직원이 대부분이며, 영업·마케팅 직원은 약 2만5100명, 행정 직원 등은 2만7800명 수준이다.
로이터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약 3주 전 인력 조정 계획을 전달받은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최근 몇 주간 회사를 떠나고 있는 일부 중간급 직원들에게 퇴직금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인도 사업장을 떠나야 할 직원이 최대 1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인도에서만 약 2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가 마주한 압박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반도체 사업 부문의 회복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중국 화웨이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연간 약 120억 달러(한화 약16조86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인도에서는 임금 문제를 두고 파업이 빚어지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소식통 중 한 명은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기술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할 것에 대비해 감원을 단행했다"고 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삼성이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