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 종결합의서·레지던스호텔 매매계약 해제…유치권 행사 계기”
“대법원 판례 입장 외면하고 공사대금 다툼…하루에 1340만원씩 불어나”
인천도시공사가 송도 센트럴파크호텔(E4호텔)을 둘러싼 소송에 휩싸이면서 빚더미를 짊어질 처지다. E4호텔의 레지던지호텔 공사대금 409억원과 지연손해금 272억원을 물어줘야 할 판이어서 책임자를 색출해 ‘배임’ 혐의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대야산업개발㈜는 2020년 1월20일 E4호텔의 관광호텔을 운영하는 ㈜미래금을 상대로 “451억원 상당의 레지던스호텔 공사비를 물어내라”며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인천도시공사는 레지던스호텔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미래금의 보조참가자로 이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레지던스호텔 공사대금을 미래금이 물어주지 않으면 인천도시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법원은 지난 7월22일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을 통해 ‘기성고’에 따른 레지던스호텔 공사비를 409억원으로 정했다. 지연손해금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2018년 1월3일부터 2020년 1월31일까지는 연 6%, 2020년 2월1일부터는 하루에 1340만원이 넘는 연 12%가 적용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실제로 투입된 공사비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사가 중단됐 때 기성 공사대금은 약정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외면한 것이다. 게다가 2015년 1월26일 인천도시공사가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레지던스호텔의 공사대금을 407억원으로 분석한 감정평가서도 인천도시공사에게 불리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8년 1월2일 미래금에게 레지던스호텔을 178억4200만원에 매각하기로 한 계약을 해제했다. 잔금 납부기일을 어겼다는 이유다. 이는 대야산업개발이 레지던스호텔에 유치권을 행사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인천도시공사와 미래금은 레지던스호텔 잔금 납부와 소유권이전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미래금은 잔금 납부와 동시에 토지지분이전등기를 요청했고, 인천도시공사는 잔금 납부 후 30일 이내 토지지분이전등기를 주장했다.
하지만, 레지던스호텔은 토지지분이 없는 상태였다. 레지던스호텔은 집합건물이다. 집합건물은 준공된 후 집합건물대장이 나와야 토지지분이 생긴다. 인천도시공사가 레지던스호텔의 토지지분을 미래금에게 넘겨줄 수 없었다는 얘기다. 이 때 미래금은 레지던스호텔 매매계약이 해제됐고, 18억원 상당의 계약금도 뜯겼다.
앞서 인천도시공사는 2014년 11월6일 미래금과 관광호텔 임시사용승인에 대한 종결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는 관광호텔 연면적 증가에 따른 미래금의 총사업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도급 문제 등의 현안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 종결합의서엔 ‘미래금과 대야산업개발은 레지던스호텔의 감소면적과 관련해 명칭과 성격, 이유불문 인천도시공사에 금원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미래금과 대야산업개발은 그 명칭과 이유불문 관광호텔에 대한 유치권 포기를 확약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인천도시공사가 미래금과 대야산업개발의 관광호텔에 대한 유치권만 제한한 것이다. 레지던스호텔에 대한 유치권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야산업개발의 레지던스호텔에 대한 유치권이 생겨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E4호텔 사업을 쥐락펴락하다가 인천도시공사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책임자가 분명히 있다”며 “레지던스호텔 상황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채 매매계약을 해제시켜 유치권이 행사되는 단초를 제공한 만큼 배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인천시 특정감사 결과도 인천도시공사에 또 다른 손해를 입힐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