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CEO 기소는 잘못된 접근…스마트폰 이전 시대 법률 적용”
“매일 수백만 개의 유해 게시물·채널 차단…텔레그램 ‘무법 천국’ 아냐”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당국이 대표인 자신을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고소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지난달 체포 이후 첫 공식 발언에 나선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프랑스 당국이 '핫라인'을 활용하거나 텔레그램 EU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런 절차 없이 앱에 대한 조사에 바로 착수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어떤 국가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서비스 자체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스마트폰 이전 시대의 법률로 플랫폼 내에서 제3자가 저지른 범죄와 관련해 해당 플랫폼의 CEO를 기소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말했다.
두로프는 또 "텔레그램이 완벽하지는 않다"면서도 "'무법 천국'이라는 일부 언론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매일 수백만 개의 유해 게시물과 채널을 차단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텔레그램의 감독 부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며 범죄 행위 관리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텔레그램 사용자 계정의 갑작스러운 증가가 범죄자들이 이 플랫폼을 남용하기 더 쉽게 만드는 문제를 초래했다"며 "이와 관련해 상황을 상당히 개선하는 것이 내 개인적 목표"라고도 강조했다.
텔레그램의 서비스 약관에는 '개인 채팅 상의 불법 활동은 신고할 방법이 없다'고 명시돼있다. 텔레그램은 그간 불법 행위와 관련된 정부의 협조 요청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NBC는 그러나 두로프의 이날 발언이 그간의 이런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로프는 지난달 말 프랑스 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이후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와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예비 기소됐다. 그는 보석금 500만 유로(한화 약 73억8000만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으며 출국은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