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 중학교서 학부모가 교사 고발…경찰은 무혐의 처분
전북의 모 중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칠판으로 나와 문제를 풀어보게 했다는 등의 이유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전교조 전부지부)에 따르면, 전북의 모 중학교 교사 A씨가 지난 3월 학부모 B씨에게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칠판으로 나와 풀도록 해 망신을 줬다’ 등이 고소인 측이 내세운 피해 내용이었다.
전교조 전북지부에 따르면, 학부모 B씨 측은 고소에 앞서 A 교사와 이미 갈등을 빚었던 적이 있다. 학부모 B씨 측은 자녀가 친구와 다투자 학교 폭력 신고를 하지 않고 A 교사에게 분리를 요구했다. 이에 A 교사는 “학교폭력 신고에 의한 절차적 과정 없이 교사가 임의로 강제 분리할 순 없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요구를 거절당한 B씨 측이 이후 ‘교사가 학생의 괴롭힘 피해를 방조한다’ 등의 이유로 A 교사의 전보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는 게 전교조 전북지부의 설명이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자신들의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면서 “심지어 해당 교사가 참여하지 않은 행사일의 허위 신고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을 접수한 전북 정읍경찰서 측은 A 교사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신고 내용 속 A 교사의 행위가 교원의 정당한 교율활동 및 생활지도 권한 내의 재량 행위라는 판단이다.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론 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함께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는 일부 학부모들에 대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리자나 윗선을 찾아가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소·고발을 협박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면서 “최소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긴 고통의 시간을 지나 혐의없음 (처분)을 받더라도 이미 교사의 마음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타의 다른 사건들을 봤을 때 학부모들의 고소·고발이 여기서 끝날지도 의문”이라면서 “교육감은 교사를 괴롭힐 목적으로 아동학대 범죄 신고를 악용하는 학부모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으로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