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병...증상에 따른 다각적 치료 접근 필요
반려동물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가 설사다. 설사를 유발하는 질병의 종류, 동물의 연령 및 건강 상태에 따라 설사로 인한 위험도는 다르게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설사를 유발하는 원인이 제거됐을 때 설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변 상태는 개선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2~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려동물의 염증성 장질환은 장 안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대개 먹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식이성 알레르기, 외부 병원체로 인한 감염, 장내세균 불균형, 면역체계 이상 그리고 유전적인 이유 등이다.
이렇게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지만, 정확히 어떤 것이 원인인지 특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선 구토·설사 등의 증상으로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검사 및 다른 추가 검사를 통해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면서 염증성 장질환으로 좁혀 나간다.
좀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선 방사선 및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초음파를 통해 봤을 때 염증성 장질환은 장벽의 두께가 두꺼워진다. 염증으로 인해 장벽 층이 잘 구분되지 않고 모호하게 보인다. 염증 확산과 함께 주변 지방 조직과 림프절이 비대해진 모습도 관찰되며, 장 운동성이 감소한 모습이 보인다.
추가적인 진단을 위해 장 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마취와 개복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물의 상태와 보호자 상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증상 가벼우면 식이요법부터 시도
염증성 장질환은 발생 부위와 그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달리 표현될 수 있다. 위와 소장을 포함한 상부 소화기관에 집중된 경우는 구토 증상이 도드라지고, 하부 소장에 염증이 집중된 경우에는 소화흡수 불량으로 체중 감소와 장액성 설사를 보인다.
대장에 염증이 집중된 경우 점액성 그리고 잦은 설사가 관찰될 수 있다. 급성 장염과 달리 만성 장염은 장 융모의 위축 및 손상으로 인한 지속적인 단백질 흡수 장애를 유발하고, 장벽 손상으로 인해 혈장 단백질인 알부민이 장 내강으로 유출돼 단백질 소실성 장병증을 만든다. 저알부민혈증으로 인해 부종과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에 맞게 다각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가장 간단하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식이요법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저알레르기 사료로 교체하고, 유산균을 급여하면서 감소한 체중이 회복되는지 변화를 관찰한다.
구충제와 항생제, 위장관약을 처방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경증의 경우 이 정도 처치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추가로 처방해 치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