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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카페에서 급발진한 테슬라 운전자, 조작 실수 인정…원페달 효용성 의문 제기돼

최근 경기 용인에서 테슬라 차량이 카페로 돌진한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조작 실수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기차 운전 시 활용되는 특수 기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능이 향후 전기차 급발진 사고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1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한 카페 건물로 60대가 운전하던 차량이 돌진한 뒤 멈춰 서 있다. 이 사고로 10여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1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한 카페 건물로 60대가 운전하던 차량이 돌진한 뒤 멈춰 서 있다. 이 사고로 10여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19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용인의 한 카페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 60대 여성 A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후진하려고 했는데 기어 변경을 착각해 착오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현장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A씨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켜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면서도 “A씨가 기어 변경을 착각해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기차 가속·감속·정지까지 가능한 ‘원페달’

A씨 차량의 모델은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다. 테슬라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7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1623대)다. 이 모델을 포함해 테슬라의 모든 차종에는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하나의 페달만으로 가속과 제동을 모두 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감속에 이어 정지까지 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을 도입한 이유는 자동으로 감속이 이뤄지는 동안 가속 때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에너지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회생제동 원리를 구현한 기능이다. 이 같은 기능은 전기차의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테슬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외 전기차도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아이페달’로, BMW는 ‘B모드’란 이름으로 탑재돼 있다. 

원페달 기능이 탑재돼 있다고 해서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건 아니다. 테슬라 등 모든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차와 마찬가지로 폭이 넓은 브레이크 페달이 원페달의 왼쪽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원페달 기능에 익숙한 테슬라 운전자들은 브레이크 페달의 사용 빈도가 비교적 낮다고 한다. A씨의 경우 사고 당시 기어를 잘못 넣은 상태에서 평소처럼 브레이크 페달 대신 원페달을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원페달로 제동까지 가능하니 전진하는 도중에도 브레이크 페달로 발을 바꾸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원페달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차량의 운전석 하단 ⓒ 테슬라코리아
원페달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차량의 운전석 하단 ⓒ 테슬라코리아

중국 정부 “2026년 원페달 기능 금지 고려 중”

중국에서는 테슬라의 급발진 사고가 빈번하다보니 아예 원페달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하는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최근 “원페달로 인한 감속이 차량을 정지하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며 2026년부터 원페달 기능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테슬라의 급발진 사고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전기차 급발진 사고와 관련해 원페달 기능의 효용성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짙다.

한편 A씨는 지난 14일 오후 3시10분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의 한 카페에 테슬라 모델Y를 주차하던 도중 갑자기 속도를 높여 건물 통창으로 돌진했다. A씨 차량은 카페 손님들과 집기를 덮친 뒤 건물을 관통해 반대편 창으로 튕겨 나갔다. 이 사고로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상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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