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점·빽다방 등 가맹점주들, 전가협 주장 반박
“악의적 보도·갈등 조장으로 다른 가맹점 피해”
전가협 “정보공개서 기반 객관적 통계…잘못된 부분 없어”
‘연돈볼카츠 사태’가 더본코리아 집안싸움으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홍콩반점, 빽다방, 역전우동 등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백종원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경영 전반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거짓’ 주장으로 다른 프랜차이즈들이 매출 하락 등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과 관련해 다른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홍콩반점 사장님들, 기자회견 나선 이유는
홍콩반점, 빽다방, 역전우동 등 가맹점주 50여 명으로 구성된 홍콩반점점주협의회(협의회)는 17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한 전국가맹점협의회(전가협)의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이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전가협의 악의적 언론 보도와 갈등 조장으로 선량한 가맹점들의 존폐와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보도로 소란에 휩싸이면서 매출이 하락하고 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모인 점주들은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의 존속 기간, 운영 전반 등에 대한 전가협의 지적을 반박하고 나섰다. 홍콩반점을 운영하는 A씨는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이 안타까워 발 벗고 나서게 됐다”며 “전가협은 더본코리아 브랜드가 평균 3년밖에 존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10년 넘게 홍콩반점을 하는 저는 2세 경영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전가협과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내세워 가맹점을 모집했다며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 가맹본부 매출액이 9배 늘어나는 동안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56% 감소한 점, 가맹본부의 영업 기간이 3년으로 짧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협의회가 인용한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운영 기간은 ‘영업 기간’으로, 현재 영업 중인 가맹점만 고려한 것”이라며 “폐점 시기는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 존속 기간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가맹점 연매출이 감소한 것은 소규모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25개 외식 브랜드 보유…운영 두고도 입장 갈려
현재 더본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25개다.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신포차, 빽보이피자, 본가 등이다. 전가협은 더본코리아의 운영 브랜드 수가 많아지면서 가맹점 관리에 소홀해졌고, 매출 하락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협의회는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A씨는 “매출이 하락하면 수퍼바이저들이 원인 진단과 솔루션도 다 내려줄 만큼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역에서 빽다방 세 곳을 운영하는 B씨도 “더본코리아만큼 세세하게 가맹점을 관리하는 본사가 없다”며 “다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많아 본사에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렇게 (운영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협의회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정확한 매출을 보장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어렵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MBC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가맹사업을 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과 같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들에게 매출과 수익률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프랜차이즈업계도 가맹점의 매출은 브랜드, 상품, 상권, 점주 역량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결과로 본다. 특히 소형점일수록 운영자의 역량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견해도 내놓은 바 있다.
전가협, 공정위에 더본코리아 본사 추가 신고
현재 협의회가 요구하는 것은 전가협의 ‘공개적 사과’와 ‘허위 보도 중지’다. 협의회 점주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하면서 홍콩반점 등의 하루 평균 매출이 최대 40%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가협은 “연돈볼카츠 관련 자료는 정부 공개서에 기반한 객관적인 통계”라고 맞섰다. 전가협의 문제 제기로 인해 다른 프랜차이즈의 매출이 하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매출 자료 등을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가협은 전날 더본코리아 본사가 ‘친본사 성향’의 점주 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방해한다며 더본코리아를 공정위에 추가 신고한 바 있다. 전가협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본사는 지난해 7월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체 구성을 추진했다. 이에 점주들이 지난 4월 단체 활동 방해 행위 중지를 요구하는 추가 서면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집안싸움까지 번지게 된 연돈볼카츠 진실게임이 더본코리아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29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공정위 신고 관련 내용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