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격 직후 “싸워라” 외치며 주먹 쥔 트럼프…“현시대 가장 강력한 장면”
고령·노쇠 이미지 바이든과 차별화…지지층 결집에 외연 확장 가능성
“저항의 순간 창출하며 트럼프 신화 풍요롭게” “공포의 비명, 열광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던 중 주먹을 치켜 올려 보이고 있다. ⓒ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던 중 주먹을 치켜 올려 보이고 있다. ⓒ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충격적인 총격 테러가 발생하면서 미 대선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피습 직후 피 흘리며 주먹을 치켜 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령과 쇠약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지지층은 물론 전체 유권자들을 자극해 백악관 입성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주요 외신은 13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 직후 연단에서 주먹을 쥐며 '나는 건재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적극 발신한 것이 대선 판도를 결정할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5분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에서 유세 도중 백인 남성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유세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쏜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는 부상을 입었다. 총탄이 가까스로 귀 위를 스쳐 지나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를 면했다.   

연쇄적으로 총탄음이 들린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연단 아래로 몸을 숙였다. 이후 겁에 질린 관중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아비규환이 된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몸을 일으켜 세웠고 주먹을 움켜쥔 채 허공을 향해 들어보이며 "싸워라(Fight), 싸워라, 싸워라"를 외쳤다.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테러 위협이 여전한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USA"를 외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재함에 응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미 CNN 방송은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짚으며 "이번 암살 미수 쇼크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미 지지자들에 의해 정복할 수 없는 영웅으로 간주돼 왔으며 유세장에서 초자연적인 숭배 대상이었다"며 "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 받는 그의 전사 이미지는 보다 확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 받은 후 군중들을 향해 주먹을 치켜올리며 '싸워라, 싸워라'를 외치며 저항의 상징적인 순간을 창출했다"며 "이런 이미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며 애틀랜타 감옥에서 찍은 머그샷이나 코로나 감염 후 백악관 복귀 장면 때처럼 트럼프 신화를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영국 BBC방송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주자에 유리한 강력한 서사를 또 하나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BBC는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들어 올리는 저항적인 트럼프의 비상한 이미지는 역사를 만들 뿐만 아니라 올해 11월 대선의 경로와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직후 고개를 돌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치는 총상을 입었고, 청중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직후 고개를 돌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치는 총상을 입었고, 청중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 로이터=연합

외신은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가 총격 현장에서 트럼프의 극적인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하기 시작한 점도 주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미국에 필요한 투사는 이런 것"이라는 말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고, 관련 게시물에는 "신이 트럼프를 선택했다" 등 호응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암살시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해받는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측근과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 때문에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는 주장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FT는 "우려스러운 경쟁에 또 한 차례 예상 밖 전개"라며 "그들의 눈에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적용된) 수십개 범죄 혐의와 맞서 싸운 정치적 피박해자다. 암살 시도를 극복한 것 때문에 공화당과 마가(MAGA·트럼피즘 열성 지지층) 진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화하고 존경하는 새로운 표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텔레그래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항하는 이미지가 상당한 폭발력을 갖고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사의 기로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화위복의 기회를 거머쥘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텔레그래프는 총격 직후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공포의 비명이 열광적인 USA(미합중국) 연호로 재빨리 바뀌었다"며 "(피격 직후) 사진이 이번 대선을 정의할 것이다. 이는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현대사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완파하고 있다. 최악의 환경에서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용기 있는 공개적 행동 때문에 (대선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