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 대표 후보 첫 TV 토론회…한동훈 ‘김 여사 문자 읽씹’ 공방전
윤상현 “형수님의 절절한 문자 무시, 이해 안 돼”
나경원 “정치적 미숙” 원희룡은 문자 언급 자제
한동훈 “세 분은 사과 요구 했었나? 같은 상황 와도 똑같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들의 첫 TV토론회의 최대 화두는 역시나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이었다. 한동훈 후보의 ‘읽씹’(읽고 답장 안 함) 행위에 대한 경쟁 후보들의 비판에 한 후보는 “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나아가 “세 후보님들은 당시 김 여사에게 사과 요구를 하셨었나”라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 중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도권 토론’에서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문자 논란을 거듭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문자가 공개된 후 줄곧 한 후보 공세 선봉에 섰던 원 후보는 전날 당 선관위의 ‘싸움 자제 요청’에 따라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이날 토론에선 문자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상현 후보는 윤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 간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한 후보의 ‘읽씹’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 후보에게 “김 여사가 보낸 다섯 개의 문자를 보니 너무 절절하더라. 수십년 모셔온 형님과 형수님이고, 외국에 다녀오면 넥타이를 받던 사이였는데 이건 정치 이전에 인간의 감수성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산 고검 3차장 때 김 여사와 332번 (메시지) 소통을 하지 않았나. 그런데 비대위원장이니까 안 한다? 이해가 정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재차 “여사는 당시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 그걸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사적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332번 (문자)는 민주당에서 한 얘긴데 이걸 윤 후보가 말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 문제로 저를 음해했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 여사와 사적 소통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심했었다. 제가 문자에 대해 어떻게 답을 했어야 했다고 보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똑같은 상황이 다시 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다시 “형수님이 다섯 번이나 문자가 왔으면 ‘공적으로 논의해서 답을 드리겠다’라고 답이라도 하는 게 인간”이라며 “이후 김 여사한테 직접 (사과 의향을) 확인했나”라고 질문했다. 여기에 한 후보는 “김 여사는 지금까지 사과를 안하셨다. 사과 의향이 있었다면 저한테 허락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다른 세 후보를 향해 “저 말고 실제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김 여사 사과 문제에 대해) 행동을 한 분 있었나”라며 “세 분 뭐하셨나. 사과가 필요하다 생각했다면 그때 행동을 하셔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윤 후보가 “당시 우리가 인천에서, 동작을에서 열심히 선거를 치렀었다”고 말하자 한 후보는 “세 분 제가 전국으로 다니고 있을 때 왜 (총선) 지원유세를 안하셨나”라고 재차 공세를 펼쳤다.
나 후보 역시 주도권이 주어지자 한 후보에게 “공개된 문자 원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여사가 사과의 뜻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 것 같다”며 “공적인 통로로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했는데, 여사로부터 문자 받았다는 것을 공적인 통로에 말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저는 당시 이미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그 상황에서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며 “그 과정에서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에 나 후보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자, 한 후보는 "(여사의 사과 문자는) 진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걸 확인한 상태에서 사적인 연락에 답하는 것 자체가 분란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나 후보님은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그 당시에 아무 말도 안했나”라고 물었고 나 후보는 “저는 사과 요구를 분명히 했었다”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 후보는 두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도 한 후보를 향해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을 했다면 국정농단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정치적으로 판단이 미숙한 것”이라며 “왜 국정농단이라고 표현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한 후보는 “나 후보는 당 대표가 됐을 때 영부인이 자신의 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물어 온다면 답을 해줄 건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