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인뱅’ 설립에 비금융사들 앞다퉈 합류…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노려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금융 관련 기업도 적극 참여한 가운데, ‘U뱅크(유뱅크) 컨소시엄’ 설립에 참여한 업체들은 금융업과 관련이 적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6월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교육기업 대교, 종합부동산개발 회사 MDM플러스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에 새롭게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존 5개사에 더해 총 8개사가 유뱅크 투자에 참여하게 됐다.
이들 3개사는 금융업과 연관성이 적어 관심이 모인다. 기존 유뱅크 컨소시엄엔 온라인투자연계금융 업체 렌딧,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와 트래블월렛, 현대해상, 의료AI 기업 루닛이 참여한 상태였다. 루닛을 제외하면 모두 금융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다. 해당 3개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향후 투자수익보다 주주사 협업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제4 인터넷은행들이 포용금융을 콘셉트로 하는 만큼 자신들이 전개하는 사업 영역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유뱅크 컨소시엄은 ‘시니어 포용금융’을 다른 컨소시엄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령자들의 금융 소외 현상에 주목해 AI·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시니어 사업과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특징이 새로운 참여사들의 니즈(욕구)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은행 통해 헬스케어 사업 연계
현대백화점의 경우 계열사가 운영 중인 시니어 특화 헬스케어 사업과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대교는 시니어 교육 및 요양 사업을 펼치고 있어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DM플러스 역시 시니어를 위한 헬스케어와 주거 시설이 융합된 사업을 추진 중으로, 시니어 특화 서비스 등 다양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재무적 투자와 더불어 은행 설립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협업 공동체”라며 “대교와 현대백화점, MDM플러스 역시 각사의 사업적 강점을 투입하기 위한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주사 참여는 초기 인터넷은행 설립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2015년 나란히 예비 인가를 받았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주주사 참여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케이뱅크는 다양한 주주사와의 협업을 핵심 사업 전략으로 구축한 반면, 카카오뱅크 주주사들의 경우 주식 투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당시 케이뱅크 컨소시엄엔 우리은행, 한화생명 등 금융사를 비롯해 GS리테일, 글로벌 게임 기업인 스마일게이트 등 비금융사도 상당수 참여했다. 이를테면 GS리테일의 경우 케이뱅크 출범 당시 GS25 ATM에서의 입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해 주주사이자 파트너사로서의 다양한 협업을 전개한 바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참여사들의 경우 협업보다 운용수익으로 쏠쏠한 효과를 본 사례가 많다.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공동 발기인이었던 우정사업본부는 약 92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뱅크가 상장하자 우정사업본부는 1368만여 주를 매도해 1조1000억원가량의 수익을 챙겼다. 주요 주주였던 넷마블 역시 지분을 꾸준히 팔아 치우다가 2021년 지분을 전량 매각해 1조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