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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동갑 새내기 박찬혁(키움)·김도영(KIA), 올 시즌 맹활약 예고…중고 신인 송찬의(LG)도 주목
박찬혁, 19세답지 않은 강심장…김도영은 ‘제2 이종범’으로 불려
천안북일고 출신 박찬혁은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6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기더니 공식 프로 데뷔전에서는 국내 야구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고졸 신인으로 KBO리그 최초로 개막전 데뷔전 멀티 히트(3타수 2안타)를 쳤다. 고졸 신인 역대 6번째로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박찬혁의 최대 장점은 19세답지 않은 강심장이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보통 타격할 때 속구는 늦는 타이밍, 변화구는 빠른 타이밍에 맞추는, 그런 타이밍이 있는데 박찬혁은 그런 중타이밍을 할 줄 알더라”라고 했다. “고교 시절 타격 모습을 잠깐 봤는데 그때부터 좋았다”라고도 했다. 심재학 MBC스포츠 플러스 야구해설위원 또한 “강심장인 것 같다. 김웅빈이 손목 부상으로 3개월 빠지는 터라 시즌 초반 출장 기회를 꽤 얻을 것 같다”고 했다. 박찬혁은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고교 때까지 외야만 보고 1루를 서본 적이 없는데 애매한 바운드로 날아오는 공을 잡는 센스가 좋다.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 통틀어 2~3개월 정도밖에 1루 수비 훈련을 못 했을 텐데 포구를 해낸다”고 했다. 현재 키움은 박병호(KT 위즈)의 이적으로 1루 붙박이 주전이 없다. 신인이 자리를 꿰차기 좋은 환경이다. 심재학 해설위원은 “해당 포지션 수비 훈련을 2~3개월밖에 안 한 선수를 과감히 기용하는 것을 보면 홍원기 감독이 큰 결심을 한 것 같다”고 했다. KIA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때 최고 구속 시속 156km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제구력까지 갖춘 문동주를 거르고 내야수 김도영을 지명하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KIA가 놓친 문동주는 곧바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KIA가 김도영을 택한 이유는 프로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완성형 내야수’라는 점 때문이었다. 광주 동성고 시절 그는 타격·수비는 물론 주루까지 좋았다. 야구 센스와 함께 빠른 발 때문에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여러 기대감을 안고 프로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시범경기 동안 KIA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해 냈다. 특히 타격에서 발군의 면모를 보였다. 리드오프로 출전하면서 타격 1위(0.432·44타수 19안타)에 올랐다. 출루율(0.636) 또한 1위였고 도루도 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김도영은 1번 타자로 출전한 프로 데뷔전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다음 날 경기에서도 빈공(5타수 무안타)에 시달렸다. 출루하지 못하니 빠른 발의 장점도 발휘되지 못했다. 심재학 해설위원은 “시범경기는 테스트 기간이다. 정규리그와는 다르다”면서 “관중이 들어찬 공식 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서면서 부담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상대 배터리가 변화구 위주로 김도영을 상대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보통 고졸 타자들은 프로 적응 시기에 빠른 속구보다 고교 때 접해 보지 못한 낯선 변화구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김도영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송찬의, LG 좌타선의 희망으로…아시안게임 활약도 기대
송찬의는 고졸 신인은 아니다. 하지만 2018년 2차 7라운드로 LG에 입단한 뒤 2군에서만 두 시즌을 뛰다가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왔다. 다행히 부대에서 배려해 줘서 틈틈이 캐치볼이나 스윙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시범경기 동안 송찬의는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복귀한 김광현(SSG 랜더스)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강타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범경기 역대 최다 홈런 기록(6개)도 썼다. 우타자인 송찬의는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에 밸런스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현, 양현종·이의리(KIA), 백정현(삼성 라이온즈) 등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좌투수 공략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송찬의는 팀이 무조건 1군에서 기회를 계속 줘야 할 것 같다. 타격 기술이 좋아 1군 투수들을 상대해 보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외에도 “타격은 고교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조세진(19·롯데 자이언츠)이나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KT 위즈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초구에 안타를 만들어낸 이재현(19·삼성) 등이 신인 선수로 관심을 끈다. 이재현의 경기 모습을 지켜본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예사롭지 않은 선수”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 성장의 필요충분조건은 감독들의 인내심이다. 신인급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수준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혜처럼 비치더라도 고집스럽게 출전 기회를 줘야만 경험치가 쌓여 팀 내에서 9분의 1 몫을 해내는 프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이승엽(은퇴)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 최정(35·SSG)은 신인 때 1루수에게 던진 공이 1루 더그아웃으로 날아가는 등 수비가 엉망이었는데 김성근 당시 SK 와이번스 감독의 지휘 아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훈련을 한 끝에 리그 최고 3루수로 거듭났다. 이범호(은퇴)의 경우도 내야 수비가 썩 좋지 않았지만 당시 유승안 한화 감독이 인내하고 참아준 덕에 환골탈태할 수 있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9월)이 열린다. 대회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고 23세 이하 선수로 야구 대표팀을 꾸리게 되는데,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가뜩이나 프로야구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터라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할 전망이다. 국제 경기를 통해 발굴된 선수들이 리그 미래의 튼튼한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 1군 첫해에 주전 붙박이에서 대표팀 승선까지. 해설위원들은 “결국엔 선수 자신이 이겨내고 쟁취해 내야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