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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 발표 후 발생
용역업체 소속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이 송금
노동조합 “빙산의 일각…전수조사 필요” 지적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경비·보안 용역업체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면서 돈만 가로채 달아난 50대 여성 취업브로커 A씨의 계좌에서 약 2억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인국공의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인국공의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이 A씨에게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를 통해 인국공의 자회사에 취업한 근로자들이 일부 확인된 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정용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정용 기자
인국공 내부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빚어진 부작용으로 인국공의 자회사로 편입한 용역업체에 대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2018년 6월부터 2019년 8월까지 A씨의 계좌에 총 1억9500만원이 입금됐다. 경찰 조사결과, 입금자들 중에는 인국공 용역업체 소속이었다가 자회사 소속으로 편입된 근로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상당을 A씨의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이들을 소환해 A씨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A씨는 2018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용역업체 직원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용역업체는 2017년 7월에 인국공의 용역업체로 선정됐다. 앞서 인국공은 2017년 5월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인국공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는 A씨가 용역회사에 취업하면 인국공의 정규직 근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구직자들에게 돈을 받고 취업을 알선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A씨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도 인국공 자회사의 정규직 취업 청탁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은 A씨의 계좌에서 용역업체 직원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점에 주목하고, A씨와 용역업체 직원이 부정한 취업을 알선하거나 취업사기를 공모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한 상태다. A씨는 현재 유사한 범죄 혐의로 수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행방을 쫒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국공 자회사 취업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인국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침이 결정된 이후에 정규직을 노리고 용역업체 임원이 친·인척을 채용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만 낭패를 보게 생겼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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