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면서, 또 다른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를 밝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한 검사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지난 2월 있었던 이 전 기자와의 대화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팀이 지금까지 공개된 것 외에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김동현 영장전담부장판사는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 중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하였고, 향후 계속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기자가 구속까지 된 데에는 수사팀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 전 기자와 동료인 백아무개 기자 사이의 통화 녹취뿐만 아니라,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유착을 의심할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 기자 측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인 주말 동안 지난 2월 있었던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백아무개 기자 사이의 만남에서 작성된 녹취록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와 백 기자와 신라젠 사건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유착을 의심할만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공개된 녹취록이) 유착이 없었다는 증거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사건의 핵심은 과연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유착 의혹까지 밝혀낼 수 있느냐다. 한 검사장 측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수사팀이 확보한 증거가 무엇이 더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팀과 이 전 기자, 한 검사장 측은 모두 24일 있을 수사심의위원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채널A 진상보고서 속 녹취록과 한 검사장 측이 제시한 녹취록 외에도 수사팀이 더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24일 있을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관련 증거를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