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mpIsNotWell(트럼프 건강이 나쁘다)’
최근 트위터에 이와 같은 키워드가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3일(현지시각) 경사로를 제대로 못 내려오는 등 이상한 행동을 취한 게 공개돼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끄러웠다”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지만 의혹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는 축사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갈 때 주춤대는 모습을 보였다. 오른발과 왼발을 번갈아가며 걷지 않고, 두 발을 모았다가 다시 내딛으며 이동했다.
트위터에서는 “치매에 걸렸다” “파킨슨병이 의심된다” 등의 주장이 불거졌다. ‘내려가다’와 ‘사퇴하다’란 뜻을 모두 포함한 중의적 표현인 ‘step down’을 써서 비꼬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이힐을 처음 신은 소녀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경사로는 매우 길고 가팔랐으며, 손잡이도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 미끄러웠다”고 썼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나를 조롱하는 가짜 뉴스에 넘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또 “(경사로에서) 마지막 10피트(약 3미터)는 뛰어내려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뛰었다고 했지만 영상 말미에서 서두르는 발걸음은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경사로가 미끄러웠다는 근거는 없었고, 하늘은 졸업식 내내 화창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물을 마실 때도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연설 도중 물을 마시려고 오른손으로 물컵을 들어 입술 쪽으로 올렸다. 그런데 멈칫하더니 이내 왼손으로 물컵 밑을 바치고 입술을 갖다 댔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예일대 정신과 의사 밴디 리는 트위터를 통해 “다른 증상들과 함께 나타나는 만성적인 신경학적 증세”라며 “뇌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밴디 리는 2017년 저서 《도널드 트럼프의 위험 사례(The Dangerous Case of Donald Trump)》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이상을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항공기 계단에서 힘차게 걸어 내려오는 영상을 게재 하면서 “이것이 미끄러운 경사로를 겁내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했다.
미국 뉴스채널 MSNBC의 평론가 매튜 밀러는 “(경사로가 미끄러웠다는) 트럼프의 트윗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며 “우리에게 선물을 주다니 너무 친절하다. 생일 축하한다”고 썼다. 연설 다음날인 6월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