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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프로포폴 기록 집중 수사
이 사장 측 "불법 투약 사실 없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투약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H성형외과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병원 측이 이 사장이 진료한 기록과 약품 관리 장부를 내놓으란 요구를 “의료권 침해”라며 계속해서 거부하자, 경찰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3월23일 저녁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은 24일 새벽3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경찰은 또 H성형외과 원장 A씨를 의료법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 관계자들이 이 사장이 이용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를 압수수색하고 3월24일 오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포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 관계자들이 이 사장이 이용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를 압수수색하고 3월24일 오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포토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은 3년 전 이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조무사가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한 달에 두 차례 투약했고, 병원은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H성형외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 김민지(가명)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부진 사장이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며 “병원은 환자 차트나 예약 기록에 이 사장의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프로포폴 투여 날짜와 용량을 기재하는 ‘장부’에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양을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일명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수술이나 검사 시 수면 마취에 사용된다. 이 수면 마취제를 이 사장이 투약한 것은 어떤 문제가 될까. 프로포폴은 짧은 시간 마취를 해도 깨어날 때 개운한 느낌을 받게 된다. 불면증을 없애고 피로를 해소하며, 불안감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등의 환각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어 환각제 대용으로 오남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정신적 의존성, 즉 중독증상을 유발시키고 부작용과 사망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2011년부터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치료목적 등으로 투약을 제한하고 있다. 위반시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 받을 수 있다. 2013년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등 연예인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들은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부터 2년 가까이 치료를 빙자해 최소 95회에서 최대 163회까지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월21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 도착해 주총장으로 이동하기 취재진 앞에 잠시 서 있다. ⓒ연합포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월21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 도착해 주총장으로 이동하기 취재진 앞에 잠시 서 있다. ⓒ연합포토
3월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이 사장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인사를 한 뒤 차에 올라탔다. 이후 이 사장은 공식 자료를 통해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일부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프로포폴이 규정에 맞게 사용됐는지, 이 사장과 관련된 정황이 나오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3월23일 간호조무사 김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이번 주 증거물 분석이 마무리 되는 대로 H성형외과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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