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본명 이승현)는 2월27일 저녁 9시 경찰에 자진 출두해 8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성접대·마약유통·성폭력·경찰관 유착 등 의혹 전반에 관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수대는 하루 전인 2월26일, 승리의 투자자 상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들어갔다. 승리는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2월18일 버닝썬 직원 조아무개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문호씨의 모발에서도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밖에 버닝썬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흰색 가루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승리는 경찰 조사 후 “마약 같은 부분은 집중 조사를 받았다. 수사대에서 원하는 모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마약과 연관돼 성폭력 의혹도 불거졌다. 경찰은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유사성행위 영상의 조사에 착수해, 버닝썬 임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속의 장소가 버닝썬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영상의 업로드 및 유포 날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다. 광수대가 최우선 순위로 꼽는 조사 대상 역시 경찰 유착 의혹이다. 애초 버닝썬 사태가 터진 것 또한 지난해 11월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경찰이 편파수사를 했다”는 손님 김상교씨의 주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버닝썬이 지난해 7월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혐의로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경찰 측에 수백만원을 건넨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공여자로 지목된 버닝썬 이문호 공동대표를 소환 조사하고, 전·현직 경찰관들에 대한 통신 및 계좌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는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 유착 의혹이 ‘제2의 이경백 사건’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경백 사건이란 2012년 ‘룸살롱의 황제’ 이경백씨로부터 단속 무마 등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18명의 전·현직 경찰관이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특히 수사권 조정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검경의 최근 분위기상, 검찰이 경찰 유착 의혹을 면밀히 수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검찰 관계자는 “이경백 사건이 터지고 7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경찰은 여전히 유착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힘을 실어주려고 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경찰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