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김구 선생 동상 ‘친일작가’ 김경승이 1969년 조각
문화재제자리찾기 “철거 및 재제작 요청” 진정서 제출
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청와대가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여러 조치를 준비 중에 있다.
이런 기류 속에서 서울 남산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을 철거하고 재제작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69년 설치된 이 동상을 ‘친일작가’인 김경승이 조각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을 친일파가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힘든 일이며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는 것은 역사 바로 세우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월28일 ‘친일파 제작 백범 김구 동상 철거 및 재제작에 관한 진정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김경승은 1944년 결전미술전람회에서 《대동아 건설의 소리》를 출품하는 등 친일 행위를 했고, 해방 이후 문제가 돼 미술가들의 단체인 조선미술건설본부에 참가하지 못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경승이 제작한 남산의 안중근 의사 동상의 경우 그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돼 2000년대 들어 철거됐고, 국회의사당 내에 김경승이 제작한 이순신 장군 동상 역시 작가의 친일 행적 및 고증 오류로 인해 2015년 교체됐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남산의 백범 김구 선생 동상도 철거 및 재제작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은 “독립운동가의 대표격인 백범 동상을 친일미술가의 대표격인 김경승이 만들었다는 것은 웃지 못 할 코미디”라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의 해를 맞아 백범 동상의 철거 및 재제작 요청을 서울시에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백범 김구 선생 동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었다”며 “(문제 제기가 들어오면)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