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월8일 친문(親文·친문재인) 전진배치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으로 꼽힌다. 여기엔 국정 장악력을 키워 개혁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기 참모진은 새 정부의 비전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책 집행을 가장 강력하게 끌고 갈 진용을 갖추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청와대 비서진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도 작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1기 비서진은 의욕적이었다. 그만큼 좌충우돌했다. 청와대는 통상 대선을 치른 뒤 여러 캠프에서 선발 또는 추천된 인사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양한 ‘인적 라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가까운 인사가 있는가 하면, 당에서 차출된 당직자와 보좌관, 그리고 캠프 좌장들이 추천한 사람들도 포진하게 된다. 그만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 비서실장을 앉혔다. 그는 지난 대선을 진두지휘하며 높은 장악력을 선보였다.
대야(對野) 관계를 원만히 풀어갈 인물로는 강기정 정무수석이 낙점됐다. 강 수석은 3선 의원 출신으로 정치적 무게감이 높아 국회와의 소통, 당·청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중이 담긴 인사라는 평가다.
올 한 해 2기 문재인 정부는 안팎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나라 경제를 일으켜 성과를 내야 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진전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선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하되 항상 열려 있는 정부, 국민과 호흡하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 신임 비서실장은 임명 발표 직후 ‘춘풍추상’(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