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대신 ‘방콕’…데이터로 읽은 미세먼지 풍속도 변화
미세먼지는 하늘 색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까지 바꿨다. 각종 데이터가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3년 전과 현재를 비교할 때 미세먼지를 둘러싼 연관어가 달라졌다. 과거엔 신경 쓰지 않던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이젠 필수품이 됐고,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은 습관이 됐다. 바깥 나들이가 줄고 실내 활동이 늘어났다. 미세먼지는 우리 삶을 또 어떻게 바꿔놨을까.
‘사치품’서 ‘필수품’ 된 마스크·공기청정기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에 대한 인식이다. 다음소프트의 소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소셜 메트릭스’에 따르면, SNS에서 ‘미세먼지’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마스크’였다. 11월5일부터 한 달 간 트위터 22만여 건, 블로그 6만여 건에서 수집한 자료 중에서 마스크는 압도적으로 4만5000여 번 언급됐다. 이어 부정적 감정을 뜻하는 ‘심하다’가 3만4000여 번 나왔다.
공기청정기 역시 과거에 비해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 ‘미세먼지 이슈와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따르면, ‘미세먼지 청정기’에 대한 연관어가 바뀌었다. 온라인뉴스 9만7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2012년엔 연관어가 전자제품 업체의 홍보에 치우쳤던 반면, 2016년엔 ‘필수가전·중국발 황사·실내공기’ 등으로 변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를 두고 “청정기에 대한 인식이 실내 공기 개선을 위한 대중들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바깥 활동 줄이고, 중국 욕하고
미세먼지는 여가활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지면 바깥 활동이 줄고 실내 활동이 늘어났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국토계획》에 실린 논문 ‘미세먼지가 옥외 여가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권고기준(50㎍/㎥)을 초과하면 옥외 여가활동 시간이 5.35분 감소했다. 총 옥외 여가활동 시간의 12.7%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여가활동 시간은 2.31분씩 줄어들었다.
이처럼 미세먼지로 일상이 바뀐 데 대한 비난의 화살은 중국에게로 쏠렸다. 앞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보고서에서 ‘미세먼지’ 연관어 상위 30개를 연도별로 비교한 결과, 2017년의 1순위 단어는 ‘중국’이었다. 이어 ‘주의보’ ‘네이버’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2012년엔 ‘서울·청소기·청정기’가 상위권을 꿰찼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17년 들어 미세먼지 예보 정보의 정확성 논란이 일면서, 정보 제공처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앞서 ‘소셜 메트릭스’에서 미세먼지 연관어의 감성을 분석한 결과, ‘심하다’ ‘조심하다’ ‘나쁘다’ 등 부정적 단어가 10개 중 6개였다. ‘좋다’ 등 긍정 언어는 2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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