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의 혼합 프로바이오틱스, 2개월 복용 후 과민성장증후군 완화 확인
상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속이 부글거리고 설사하거나 변비가 생겨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전형적인 과민성장증후군이다. 원인이 불분명해서 뾰족한 치료제가 없다. 심리적 불안을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다. 신철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부 불편감ㆍ설사ㆍ변비 등 배변습관의 변화를 유발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전체 인구의 7∼9%에서 나타나며, 국내에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과민성장증후군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112명을 두 그룹(각각 56명)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3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를, 다른 그룹에는 위약(僞藥)을 제공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를 8주간 섭취한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복부 통증ㆍ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위약을 먹은 환자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후 대변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양이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3종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동제약ㆍ분당서울대병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IPET(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3년간 김치, 아기 분변, 발효식품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이 교수는 “3종의 프로바이오틱스는 각각 김치, 아기의 대변, 발효식품에서 얻은 것"이라며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김치에서 얻은 락토바실루스 플란타룸)와 동물성 프로바이오틱스(아기 대변에서 얻은 락토바실루스 존소니)를 섞여 있어 마치 한국의 비빔밥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많은 양 먹으면 오히려 효과 떨어져"
장에는 좋은 균과 나쁜 균이 균형을 이루며 존재하는데, 이를 장내 세균총이라고 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장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3종의 균은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맞춰 장증후군을 완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장이 나쁜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많이 먹는다고 장이 좋은 체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장에는 수많은 종의 세균이 있는데 3종이 들어갔다고 해서 장내 세균총이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종류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어서 자신에게 맞거나 맞지 않는 균이 있기 때문이다. 김용성 원광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실제로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효과는 임상시험에서 균일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증후군에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다만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으므로 유산균이 필요한 환자에게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야 하므로 유산균이 수천 억개 이상으로 많을수록 좋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를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이 교수는 "유산균이 1~10억 개까지는 장증후군에 효과적이지만 그 이상에서는 효과가 점차 감소한다"면서 "또 유산균이 반드시 장까지 살아서 가야 하는 게 아니다. 죽은 균도 장에서 유익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