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빠진 야구장 있을 수 없다” vs “창원에 있는 야구장에 마산이 웬말”
11월19일 오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 옛 마산지역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마산야구장명칭사수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들은 작심한 듯 “(창원시) 해당 부서의 일방적 행태는 마산 사람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말을 꺼냈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과 관련해 창원시가 최근 ‘마산’을 제외한 채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을 한 데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마산야구장은 마산의 이름으로’ 등이 적힌 현수막 100여 개를 마산지역 곳곳에 걸었지만, 창원시가 이를 일부 철거하자 기자회견까지 강행한 것이다.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 구성’…“시민 공감하는 명칭 마련”
앞선 지난 12일 마산지역에 지역구를 둔 여·야 경남도의원과 창원시의원 16명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은 야구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며 “마산'이 빠진 야구장 명칭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3~14일 창원시청 홈페이지엔 “NC다이노스 야구장 명칭에 ‘마산’이라는 이름을 넣어선 안된다”, “연고지가 창원시인 NC다이노스 홈구장에 마산이 무슨일”, “창원에 있는 야구장에 마산이 웬말입니까” 등 게시글이 쇄도했다. 주로 성산구와 의창구 등 창원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란 분석이다. 이처럼 새 야구장 명칭 선정을 놓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시민 등 가릴 것 없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명칭 선정 방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해 이날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구성됐지만, 논란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새 야구장 명칭은 정치권 계파 등을 불문하고 출신 지역으로 갈라진 모양새다.
새 야구장 명칭을 놓고 펼쳐지는 지역별 육박전은 옛 마산·창원·진해 세 지역 행정구역 통합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다. 마산지역 시민들은 통합 이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마산’ 명칭을 그 지역 행사와 건물에 새기려고 온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창원지역 시민들은 맹목적인 희생만 강요받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이같은 통합 후유증이 새 야구장 명칭 갈등의 단초라 볼 수 있다.
이날 창원시는 시의원 3명, 시민갈등관리위원과 공론화위원, 창원야구소프트볼협회와 NC 구단 관계자, 언론인 등 8명이 포함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자체 논의를 거쳐 시민대표 5명의 공모 방법을 결정한다. 이어 시민대표가 결정되면 선정위원회는 본격적으로 새 야구장 명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관계자는 “앞서 새 야구장 명칭을 결정하는데 여론 수렴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선정위원회가 시민 여론 수렴·심층 토론을 거쳐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명칭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