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근시 환자 가운데 42%가 어린이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기울인 채 앞을 바라보는 경우,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경우, 일정한 곳에 시선을 두지 못하고 눈을 자주 움직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엔 소아 근시를 의심해야 한다. 근시는 먼 곳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영유아와 성장기 어린이는 눈이 불편해도 본래 그런 줄 알고 넘긴다. 자신의 눈 상태를 부모에게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의 시력이 평생 시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가 아이 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근시 환자는 총 129만5906명이다. 이 가운데 10~14세가 30만6542명으로 가장 많았고, 5~9세가 24만344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성장기에 해당하는 5~14세 환자가 42.4%다. 근시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유아나 어린이인 셈이다.
근시 발생 원인으로는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예전에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사용하는 환경이 근시를 발생시키거나 근시의 진행을 더욱 빠르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근시는 고도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시력검사표의 가장 큰 글씨의 구별이 어려운 데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도 잘 보이지 않아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다. 렌즈가 두꺼운 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렌즈가 두꺼운 탓에 안경을 착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눈이 작아 보여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이런 이유를 들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도 근시는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녹내장과 망막박리 등의 중증 안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있는 근시가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근시를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장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소아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을 통해 근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이를 최대한 늦추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부분 안경 착용을 통해 시력을 교정하지만, 안경은 나빠지는 시력을 막아주지는 못 한다. 이경욱 새빛안과병원 소아안과 진료과장은 “소아 근시는 한번 시작되면 성장이 멈출 때까지 진행되며, 다시 예전의 시력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며 “이를 가볍게 여겨 그대로 방치할 경우 고도근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